유아대상 영어학원 비용은 월평균 약 106만5000원에 달했다. 연 단위로 환산하면 약 1278만원으로 4년제 연평균 대학등록금 674만원의 약 2배, 최고액 학원의 경우 무려 4배(2692만원) 수준에 달했다.
영어학원의 일평균 교습시간은 4시간 54분으로 초등학교 1·2학년 수업시간보다 길고, 중학교 수업시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교습시간이 가장 긴 학원의 경우 9시간 27분동안 영어학습에 노출되고 있었다. 유아가 하루의 절반 가까운 시간을 영어학원에 머무르는 셈이다.
특히 유아대상영아학원에서 사립초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적 불평등이 교육의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교육걱정에 따르면 서울 39개 사립초 학부모들의 연평균 부담금은 1029만원으로 이는 4년제대학 연평균등록금(674만원)의 약 1.5배 수준에 달했다.
사걱세 관계자는 “유아대상영어학원 2년과 사립초에서 6년 동안 보낸 8년간 학비만 계산해도 최대 총 1억3800만원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반일제이상 유아영어학원은 학원비 선착순 입급 완료 순으로 원아를 모집함에도 불구하고 접수시작 몇 초 만에 마감되는 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며 “영어사교육시장은 고비용을 마다않고 일시에 지불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춘 고소득 계층의 접근성이 높기 떄문에 교육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영어 원서 읽기, 영어 다독(多讀)이 유행하면서 영어독서학원, 일명 ‘영어도서관’이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영어도서관은 서울시에 총 92개가 영업중이며 전체 76%가 사교육과열지구에 분포했다. 최다밀집지역은 강남서초(38개, 41%)이며, 뒤를 이어 강서양천(19개), 강동송파(13개) 순이었다. 월평균 비용은 31만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사걱세 관계자는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 차원의 정확한 조사는 시행되지 않은 채 반일제 이상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대해 불법명칭이나 허위·과장 광고 단속과 같은 형식적인 대책만 시행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교육의 출발점인 영유아시기에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 심각한 격차가 발생하고 교육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아의 건강한 신체나 정서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아 대상학원의 ‘비용·교습시간·교습과목’에 대한 제한 기준, ‘영어도서관’으로 불리우는 영어독서학원 명칭 문제 개선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