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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재직 당시부터 고미술품을 수집해온 A씨는 2015년 6월 진품 여부가 불확실한 4197점의 중국 황실 도자기 등을 2035년까지 고흥군에 임대하기로 하고 준비 임차료 명목으로 2억 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A씨는 윤봉길 의사의 유묵 등을 고흥군에 10억원에 팔기로 하고 4억원을 먼저 받았다가 진위 논란이 발생한 뒤 잔금을 받지 못하기도 했다.
수사기관은 A씨가 모조품인 윤봉길 의사 유묵 등으로 고흥군과 거래해 6억 4000만원 상당의 이익을 봤다며 그를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감정인 사이에 다소 우호적이고 친밀한 관계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피고인이 명확한 가치가 매우 낮은 모조품이라는 것을 전제로 도자기들을 구매, 수집했다는 뚜렷한 정황이 없는 이상 사기죄는 성립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지난 4월 “피고인이 데이비드화병과 동일한 수준의 진품 도자기를 비롯해 가액을 산정할 수도 없는 수천 점의 진품 중국황실도자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경험치상 납득되지는 않지만 이런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의 기망 행위를 인정할 수는 없다”며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무엇보다 법원은 논란 이후 진행된 감정 과정에서 A씨가 개입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A씨의 속임이 있었더라도 고흥군의 계약 체결이나 이행에는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A씨는 경찰이 압수수색 도중 중국 황실 도자기를 깨뜨렸다며 제기한 7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배상 판결을 확정받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2018년 4월 도자기가 보관된 고흥군 수장고를 압수수색하며 주전자 형태의 도자기를 뒤집어 확인하다가 떨어뜨린 바 있다.
A씨는 “최근 확인 결과 고흥군 임시 수장고에 보관된 도자기 수십 점이 파손됐다”며 “이에 더해 20년간 유물 임대료 이익을 얻지 못해 발생한 손해액까지 60억원을 국가나 고흥군을 상대로 청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