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가장 주목받는 인사는 전 부회장이다. 그는 DS부문장 외에 대표이사, 메모리사업부장, SAIT(삼성종합기술원) 원장 등 직책이 세 개 더 늘었다. 특히 삼성 반도체를 맡는 대표이사가 특정 사업부 수장을 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전 부회장이 메모리사업부장을 맡는 것은 지난 2017년 초 이후 거의 8년 만이다. 이를 두고 당분간 메모리 재건에 사실상 ‘올인’하겠다는 의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영현 체제를 강화해 경쟁력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전사적인 역량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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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대만 TSMC 벽에 막혀 고전하고 있는 파운드리사업 역시 수장을 교체했다. 한진만 DS부문 DSA총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파운드리사업부장을 새로 맡는다. 여기에 파운드리사업부에 사장급 최고기술책임자(CTO) 보직을 신설해 남석우 사장을 앉혔다. ‘미국통’ 한 사장이 글로벌 빅테크 등을 상대로 수주전에 나서고, ‘기술통’ 남 사장이 초미세공정 수율 확보를 맡는 식이다. 삼성전자는 DS부문 직속 사장급 경영전략담당 보직을 새로 만들어 ‘전략기획통’ 김용관 사장을 선임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파격 인사에 나선 것은 이재용 회장의 위기의식과 직결돼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사장단 인사 직전인 지난 25일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현실이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다만 완제품(DX)부문은 DS부문과 달리 안정을 택했다. 한종희 DX부문장 부회장은 겸임하던 생활가전(DA)사업부장뿐만 아니라 이번에 신설된 품질혁신위원회 수장까지 맡게 됐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등 주요 사업부장들도 모두 유임됐다. 재계의 이목을 끈 정현호 사업지원TF장 부회장은 자리를 지켰다.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여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