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클래스부터 저비용항공사까지, 글로벌 기내식 '농심 辛라면'

안성종 기자I 2017.10.31 15:45:14

3만피트 상공에서 맛보는 한국의 매운맛

[이데일리 TV] 농심 기내식 역사가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1997년 대한항공을 시작으로 올 상반기 에어서울까지 신라면 공급을 완료하며 농심은 업계 최초로 국내 전 항공사에 기내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로써 농심 라면은 퍼스트클래스부터 저비용항공사까지 좌석 등급에 관계없이 맛볼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기내식으로 이름을 올렸다.

기내식으로 제공되는 신라면 (사진제공:농심)
◇ 국내 모든 항공사 전 좌석에서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기내식

농심은 올 상반기 업계 최초로 국내 전 항공사 기내식 공급 체계를 갖췄다. 1997년 대한항공에 신라면을 기내식으로 공급한 이래, 20년간 꾸준히 기내식 판매를 늘려온 덕분이다. 농심은 올 5월, 저비용항공사 에어서울과 기내식 직거래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전 항공사 기내식 공급을 완료했다. (가공식품 기내식 서비스 없는 에어부산 제외)

해외여행이 드물었던 90년대만 해도 신라면은 대형항공사(FSC)의 퍼스트클래스, 비즈니스클래스 등 프리미엄 좌석 이용객에만 서비스로 제공되던 음식이었다. 당시 라면은 소수의 사람만 즐길 수 있는 ‘하늘 위 별찬’이라는 입소문으로 탑승객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저비용항공사(LCC)가 등장하며 해외여행객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보다 많은 탑승객에게 라면을 제공하기 위해 저비용항공사들은 앞다퉈 기내식 메뉴로 신라면을 도입했다. 현재 대부분 저비용항공사가 신라면을 유료로 판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탑승객 사이에서 신라면은 스스로 지갑을 열어도 아깝지 않은 한국 대표 기내식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라면의 기내식 시대가 흐르면서 제품도 다양해졌다. 초창기에는 신라면만 기내식으로 공급됐지만, 최근에는 다양해진 소비자 기호를 반영해 농심 오징어짬뽕, 튀김우동, 짜파게티범벅 등 맛과 형태가 다양해지는 추세다.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늘고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라면 기내식도 짜장과 짬뽕, 우동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고 농심 측은 설명했다.

항공사들이 만장일치로 농심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을 잘 나타내는 농심 라면의 맛과 브랜드 때문이다. 전 세계인이 이용하는 항공업 특성상 한국을 대표하고 소개하는 음식 제공은 필수다. 신라면은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맛을 인정받은 한국 대표 식품 브랜드로서 자연스레 항공사 선택으로 이어지게 됐다.

농심이 그동안 항공사에 공급한 라면은 약 3천만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연간 국제선 이용 승객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농심은 매출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치 있는 식품이라는 ‘상징성’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최대 항공사 대한항공은 20년 동안 탑승객에게 농심 신라면을 기내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 항공기의 기내식은 우리나라의 식문화와 맛을 앞장서 알리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국내 1등 라면인 신라면을 비롯해 다양한 농심 제품을 서비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내식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이용하는 공항 라운지에서도 신라면을 만날 수 있다. 현재 인천공항 내 모든 항공사 라운지에는 신라면이 비치돼 있다. 세계인의 입맛을 고려한 라운지 음식 구성에서 신라면은 필수 메뉴로 자리잡았다. 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신라면의 보편성과 더불어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 받은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로 풀이된다.

기내식으로 제공되는 신라면 (사진제공:농심)
◇ 국경 초월한 한국의 매운맛, 외국 항공사들도 신라면에 러브콜

농심 신라면을 기내식으로 제공하는 외국 항공사도 올해 처음 20곳을 넘겼다. 농심은 올 여름 멕시코 국적기 ‘아에로 멕시코’에 신라면을 공급하면서, 처음으로 남미 항공사와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이로써 세계 최대 항공사 미국 아메리칸 항공을 비롯한 전 세계 20 개 주요 외항사가 농심 신라면의 파트너가 됐다. 농심 관계자는 “한국의 식품이 주요 외국 항공사의 기내식 메뉴로 퍼져나가는 일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의 비행 노선도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을 오가는 노선에서만 신라면을 맛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해외 노선으로 신라면의 영역이 넓어지는 추세다. 한국인 위주로 제공하던 신라면이, 이제는 전 세계 여행객이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외연을 확장한 것이다.

저비용항공사 ‘에어 아라비아’는 모든 노선에서, 필리핀 민영항공사 ‘세부퍼시픽항공’은 유럽·미주를 제외한 전 노선에서 신라면을 제공한다.

유나이티드 항공 기내식 바이어는 “외항사 기내식은 전 세계인이 먹어도 만족할 만한 보편적인 맛과 대중성을 고루 갖춰야만 꾸준히 사랑 받을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농심 신라면은 인종과 국적에 관계없이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2020년까지 외항사 기내식 공급을 지금보다 2배로 늘린다는 목표다. 우선, 농심은 국가별 맞춤 기내식 공급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신라면 외에도 취항 지역의 문화와 종교적 특성, 현지 시장 등을 고려해 제품을 다양화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동 최대 허브 항공사 ‘에미레이트 항공’에서는 ‘두바이-인천’ 노선을 이용하는 탑승객에게 육류 성분이 없는 농심 컵라면을 제공한다. 무슬림이 많이 이용하는 항공사이므로 종교적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농심 관계자는 “중동지역에서 반응이 좋은 제품을 기내식 입점으로 연결시킨 사례”라고 밝혔다.

또한, 농심은 주요 공항 라운지와 매점을 활용한 브랜드 노출 전략도 외항사 기내식 확대를 위한 방법으로 꼽았다. 공항 이용객들이 탑승 전·후 접하는 라운지와 매점에 신라면을 입점시켜 맛보게 한 뒤, 이를 기내식으로까지 입소문을 낸다는 전략이다.

현재 농심은 미국 뉴욕 JFK 공항, 캐나다 밴쿠버 공항 라운지와 매점 등에 신라면을 비치해 이용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중이다. 이외에도 미국 보스턴과 로스앤젤레스, 캐나다 토론토 등의 공항 라운지와 매점으로 신라면 입점을 확대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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