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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450만원에 혹해 짝퉁 대리 판매… '사기 공범'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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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혁 기자I 2026.09.03 11: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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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매장 관리직' 위장 공고로 구직자 유인
파격 급여 조건에 사업자등록번호까지 적혀
알고보니 '짝퉁 대리 판매' 모집하는 신종사기
"범죄인지 모르고 가담해도 처벌 가능성"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강민혁 수습기자] 중고거래 플랫폼의 구인 인증 허점을 악용해 구직자를 위조품(짝퉁) 대리 판매책으로 끌어들이는 신종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판매자는 뒤로 숨고 비대면 지시를 받은 구직자만 현장 거래에 내보내는 방식이다. 구직자가 영문도 모른 채 사기 공범으로 몰릴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김 모 씨가 지원한 구인 공고 및 사업자 인증, 매장 내부 사진 및 위치 정보(사진= 김씨 제공)
김 모 씨가 지원한 구인 공고 및 사업자 인증, 매장 내부 사진 및 위치 정보(사진= 김씨 제공)
3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 구인 게시판에는 ‘중고 명품 매장 관리 및 판매 정직원 모집’과 같은 구인 글 게재가 잇따르고 있다. 해당 공고에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사업장 정보와 사업자등록 인증 마크 뿐만 아니라 ‘주 5일 근무, 월 급여 450만원’이라는 조건을 명시했다.

구직자 김모(38) 씨가 취업을 위해 문의를 한 뒤 안내된 업무는 공고와 판이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매장 관리가 아니라 물품 판매라는 답을 들었다. 급여도 월급 형태가 아닌 건별 수당 형식으로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소 미심쩍었지만 일단 면접을 보겠다고 하자 해당 업체에선 “사실 정상적인 업무가 아니라 위조품 판매”라고 설명했다. 거래액이 100만원이면 수당과 교통비 명목으로 35만원을 챙기고 나머지를 송금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도 뒤따랐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김씨가 구매자들도 짝퉁임을 아는지 묻자 구인자는 “전혀 모른다. 보증서도 있고 QR코드를 찍으면 정품 사이트에 시리얼 번호가 다 떠 사기 신고가 들어간 적이 없다”며 안심시켰다.

마지막까지 설명을 들은 김씨는 범죄에 연루될 수 있다고 판단해 연락을 끊었다. 그는 “하마터면 사기 행각의 공범이 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취재진이 또 다른 유사 구인 업체에 접촉하자 이번에는 위조 명품 시계 대리 판매를 제안했다. 해당 업체는 건당 40만원의 고액 수당을 제시하면서 “흔적이 남는 계좌 이체 대신 현장 직거래로 현금만 받으라”고 지시했다. 적발 가능성을 묻자 해당 업체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가 봐야 계정 정지로 1~2개월 일을 못하는 게 전부”라며 “경찰 조사를 받을 일은 절대 없으니 걱정 말라”며 불법행위를 독려했다.

하지만 구직자가 불법임을 인지한 상태에서 거래에 가담할 경우 상표법 위반 및 사기 혐의 등으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이를 입증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초반에는 정상적인 채용인 것처럼 접근한 뒤 심리적 저항감이 낮아졌을 때 본색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며 “위조품인 사실을 알고도 직거래에 나섰다면 사기 방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대면 면접 없이 유선으로 업무 내용을 바꾸거나 일반적인 급여 체계와 다른 건별 고액 수당을 제시하면 일단 의심부터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서래의 박철우 변호사는 “채용 절차의 비정상성, 보수 지급 방식, 거래 규모 등을 종합할 때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불법성을 모른 채 거래에 가담했다면 즉시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통화 녹음과 메시지 등 입증 자료를 확보해 법조인의 조력을 받아 수사기관에 자진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플랫폼 측의 사전 검증 한계도 문제로 지적된다. 당근 관계자는 “인공지능(AI)·머신러닝 기술을 통한 키워드 필터링으로 부적절한 구인 징후를 탐지하고 있다”면서도 “공고 내용과 실제 업무가 다른 사례를 사전에 일일이 현장 검증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이용자 신고를 바탕으로 게시물 삭제 및 계정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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