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을 국빈 방문 중인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25일 경남 창원에 있는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을 방문한다.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 납품 예정인 K9자주포와 K2전차를 둘러보고 생산라인을 시찰할 계획이다.
폴란드는 지난 2022년 440억 달러(약 60조 8212억원) 규모의 한국산 무기를 수입하기로 했다. 우선 124억 달러(약 17조 1405억원)에 해당하는 1차 계약을 통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48대, 현대로템의 K2전차 180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자주포 212문·천무 다연장로켓 218대가 납품될 예정이다.
이후 K9자주포 152문과 천무 72대에 대한 2차 구매 계약도 이뤄졌다. 당시 발표된 각 계약 규모는 3조2000억원, 2조2000억원이었다. 당국 간 별도의 금융계약이 체결되면 효력이 발생하는 계약이었다. 우리 정부는 수출 금융 지원 여력 제한으로 한국 시중은행들을 통한 민간 ‘신디케이트론’을 제안했다.
하지만 폴란드 측은 금리가 높다며 조달 금리가 더 낮은 당국 간 차원의 금융 계약을 요구했다. 그런데 폴란드가 돌연 자체 자금 마련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 일환으로 유럽계 글로벌 은행과 자금 마련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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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는 K2전차 2차 실행 계약분 대금 역시 우리 정부의 수출 금융 지원을 희망하고 있지만, 부족하다면 민간은행 자금을 활용하는데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 시점은 폴란드 독립기념일인 다음 달 11일께로 점쳐진다.
폴란드가 상대적으로 이자가 비싼 민간금융을 활용해서라도 우리 무기체계 도입을 조속히 추진하는 것은 정권교체 이후에도 안보 불안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지난 해 말 총선에서 승리한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집권 초기부터 한국과의 방산계약 재검토를 언급하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방력 강화 일정표에 영향을 줘서는 안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유럽이나 미국 장비의 경우 한국과 같은 빠른 납기와 기술 이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패배하면 자국이 서방과 러시아의 최전선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11월 미국 대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조속한 군 현대화 필요성이 커졌다는 게 방산업계 분석이다.
한편 두다 대통령은 24일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