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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정부의 슈퍼컴 육성책, 늦었지만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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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기자I 2015.12.04 17:3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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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2년 전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학교 내에 있는 ‘텍사스 어드밴스드 컴퓨팅센터’(이하 TACC)를 견학할 기회가 있었다. 그 곳에는 2013년 전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인 ‘톱500’에서 7위를 기록한 ‘스템피드’(Stampede)‘라는 슈퍼컴퓨터가 있다.

당시 토미 민야드 TACC 박사는 “스템피드는 텍사스 오스틴대학교와 미국 정부가 공동으로 투자해 구축한 시스템”이라면서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20년 넘게 지속적으로 슈퍼컴퓨터 관련 분야에 투자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미국 슈퍼컴퓨터가 전 세계 500위 중 절반 넘게 포진해 있으며 10위권 내에도 7개나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는 얘기다.

미국 정부는 국가정보기술연구개발(NITRD) 프로그램을 통해 슈퍼컴퓨터 관련 분야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해에만 NITRD 예산의 3분의 1인 1조5000억원을 슈퍼컴퓨터 관련 분야에 투자했다. TACC의 스템피드 역시 미국 상무부 산하의 정부 기관인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투자로 구축된 시스템이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 내에 있는 텍사스 어드밴스드 컴퓨팅 센터 전경
미국 정부가 슈퍼컴퓨터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기초 과학의 발전 뿐 아니라 각 산업 분야에 혁신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슈퍼컴퓨터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고성능의 컴퓨팅 파워를 이용해 순식간에 처리한다. 슈퍼컴퓨터를 비즈니스에 활용할 경우 제품 개발 비용과 시간을 단축시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복잡한 시뮬레이션과 모델링 작업을 슈퍼컴퓨터가 담담하기 때문이다.

첨단 제품 설계와 신약 개발, 유전자 해석을 통한 질병 원인 규명 등에 이미 슈퍼컴퓨터가 활용되고 있다. 기후와 에너지, 금융 등의 분야에서도 슈퍼컴퓨터를 적용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IDC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슈퍼컴퓨터에 1달러 투자할 경우 매출액은 356달러, 이익은 38달러의 유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미국 뿐 아니라 여러 강대국들이 슈퍼컴퓨터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이미 중국은 ’텐허-2‘라는 슈퍼컴퓨터가 2013년 이후 세계 순위에서 1위 자리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슈퍼컴퓨터 경쟁력은 뒤쳐져 있는게 사실이다. 한국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라고 하는 기상청의 ’해담‘과 ’해온‘은 모두 올해 평가에서 2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2012년 만해도 100위권 내에 있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타키온-2‘ 역시 259위다. 삼성전자 DS부문이 보유하고 있는 ’SRD CAE‘도 274위다.

정부도 슈퍼컴퓨터 육성 필요성에 공감하고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다고 한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슈퍼컴퓨터 육성 관련 법안도 만들었지만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주저주저 하고 있던 상황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908억원을 들여 슈퍼컴 5호기를 구축하고 2019년까지 83억원을 투입해 슈퍼컴퓨터를 자체 개발한다고 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초고성능 컴퓨팅 분야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연간 18억원 씩 총 90억원을 5년간 투자한다.

해외 선진국에 비해 투자 규모가 적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시행령 제정 이후 기본계획 조차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것을 고려하면 슈퍼컴퓨터 강국으로 가는 발판임에는 틀림없다.

텍사스 어드밴스드 컴퓨팅 센터 내에 있는 슈퍼컴퓨터 ‘스템피드’(Stampede)‘ 구축 모습. 스템피드는 올해 6월 세계 슈퍼컴퓨터 순이에서도 8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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