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애국지사의 것으로 소개했던 서예 작품이 친일파 유물로 확인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 연계 특별강연회 '맛 대 맛'에 앞서 박원근의 유묵 전시 관련 사과를 하고 있다. 앞서 국립중앙박물관이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로 소개한 전시품이 친일파로 알려진 동명이인의 작품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전시에서 철거됐다. (사진=연합뉴스)
유 관장은 10일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맛대맛’ 특별 강연에서 최근 박물관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우리들의 밥상’ 전시에 선보인 서예 작품과 관련해 착오가 있었고 이로 인해 국민들에게 혼란을 드린 점이 가슴 아프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올해 7월 개막한 ‘우리들의 밥상’ 전시에서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 유묵을 소개했으나, 이 작품이 친일파의 글씨로 확인되면서 전시품 검증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족자 형태의 작품에는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킨 영규대사가 남긴 것으로 알려진 문구가 담겨 있다.
박물관은 서명을 근거로 이 작품을 충북 보은 출신 애국지사 박원근(1912~1950)의 글로 소개했으나, 전시 한 달여 만에 이것이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1874~1959)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었다. 박중양은 일제강점기 여러 관직을 지냈으며 3·1운동 진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 관장은 밥 한 그릇이 갖는 의미에 주목해 이 유묵을 소개하게 됐다고 설명하면서, 유물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것은 박물관의 역량 부족이자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그는 관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향후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