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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강력 보복 천명했지만 '글쎄'…제한적 타격 그칠듯

방성훈 기자I 2024.08.01 17:31:55

이스라엘에 직접 공격 명령했지만 지리적으로 한계
예상밖 정권교체·대통령 갓 취임…내실 다지기도 벅차
팬데믹·서방 제재로 경제 위기…히잡 시위 수습도 아직
NYT "강경 vs 긴장 사이서 균형 노력 지속할 전망"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란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암살 당한 사건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보복을 천명했지만, 경고와 달리 현실적으론 직접 공격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AFP)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국가안전보장회의 긴급회의에서 이스라엘에 직접 공격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알리 하메네이는 또 “이란의 수도(테헤란)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복수하는 것은 이란의 의무다. 이스라엘은 가혹한 징벌을 스스로 자초했다”며 강력 보복을 예고했다.

이번 사건이 안방이나 다름 없는 테헤란에서 발생, 즉 안보가 보기 좋게 뚫린 만큼 치욕을 씻기 위해선 보복에 나설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과거 사례들을 살펴봤을 때 이란의 보복은 제한적 타격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2020년 이라크에서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이란혁명수비대 산하 쿠드스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살해됐을 때 이란은 강력 보복을 시사했으나, 실제로는 일부 미군 기지를 제한적으로 공격했다. 과거에도 대부분의 보복이 ‘형식적인’ 타격에 그쳤다.

지난 4월 이스라엘과 ‘실질적인’ 무력충돌이 발생했을 때에는 45년 만에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타격하기도 했지만,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이 99% 이상 격추당하자 추가 공격은 가하지 않았다. 또다시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했다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더 큰 굴욕을 맛볼 수 있다. 이란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이유다.

무엇보다도 아직 하니예의 암살 배후가 확정되지 않았다. 이란은 하니예 암살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지만, 이스라엘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란혁명수비대가 조사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공개된 것은 없다. 이란이 하마스를 지원하고 있지만, 하니예가 결국 ‘남’이라는 점도 적극적 대응 한계로 지목된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직접 공격를 주고받기에는 지리적 제약도 크다.

정치·경제·사회적 측면에서도 전면전은 이란이 먼저 피할 가능성이 있다. 우선 경제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미국 등 서방의 제재로 경제가 이미 파탄 직전이다. 최근 10년 동안 미 달러화 대비 환율이 20배 폭등했고, 인플레이션은 연간 50%에 달했다. 청년 실업률은 20%에 육박한다. 전쟁을 치르기엔 재정 부담이 크다.

아울러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갓 취임해 정치적 안정 등 내실을 다져야 하는 시점이다. ‘히잡 시위’ 이후 민심을 완전히 수습하지 못한 상황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이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해 예기치 않은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NYT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전쟁을 치른 지난 10개월 동안 이란은 친(親)이란 무장단체를 이용해 이스라엘과 대리전을 치르며 압박하는 한편, 전면전을 피하려고 강경한 태도와 긴장 고조의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노력했다”며 이번에도 같은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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