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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지만 한편으로 막대한 책임감도 느낍니다.”
아시아 지역에선 처음으로 국제검사협회(IAP) 수장 자리에 오른 황철규(55·사법연수원 19기) 부산고검장은 9일 “해외 불법은닉 재산 환수와 해외 도피자 검거 등에 대한 각국 검찰 간 공조를 강화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9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황 고검장은 지난 3~5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개최된 국제검사협회 집행위원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오는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연례총회에서 정식 취임하는 황 고검장은 앞으로 3년 동안 국제검사협회를 이끌게 된다.
장 프랑소와 쏘니 프랑스 검찰 고검장과 사티짓 브렐 모리셔스 검찰총장 등 3명이 출마한 선거에서 황 고검장은 1차 투표에서 27표 중 13표를 얻었고, 결선 투표에서는 17표를 얻어 장 프랑소와 쏘니 고검장을 누르고 최종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1995년 출범한 국제검사협회는 현재 180개국 검찰이 가입한 세계 유일의 검사 간 국제기구다. 협회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는 회장 1명과 부회장 8명 등 모두 32명의 각국 고위급 검사로 구성된다. 유럽권 13명과 미주권 7명, 아프리카 4명, 아시아 3명, 중앙아시아 2명, 중동 2명, 오세아니아 1명 등이다.
황 고검장은 앞으로 집행위원회와 연례총회 등 회의를 주재하고 주요 정책과 계획 등 업무 방향을 설정 및 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 초국가적 범죄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각국이 우수한 검찰 관련 법과 제도를 원할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2014년부터 아시아지역 대표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황 고검장은 한국 검찰이 만든 ‘형사조정 표준안’이 국제검사협회의 표준모델(가이드라인)에 채택되도록 기여한 바 있다. 형사조정 회부 조건과 형사조정 절차 등 7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 표준안은 세계 검찰과 사법기관이 ‘회복적 정의 구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에 초점을 맞췄다.
황 고검장은 “우리의 우수한 관련 법과 제도를 외국에 전파하는 한편, 외국의 관련 법과 제도 장점은 적극 수용·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젊은 검사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 강화를 위해 각국 검찰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