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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청 대책위는 이날 예술청이 있는 서울 종로구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 앞에서 출범식을 갖고 예술청의 민관협치 정상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에는 705명의 예술인과 203개의 예술 단체들이 동참했다.
예술청은 기존 공연장·전시장 중심의 공간이 아닌 예술인 지원 정책과 사업에 대한 거버넌스(민관협력) 실험을 위한 공간이다. 2016년 서울시와 민간의 사회적 논의인 ‘서울예술인플랜’에서 출발했다. 민관협치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재단 내 별도의 ‘단’(예술청운영단)으로 발족해 지난해 10월 정식 개관했다. 그러나 최근 서울문화재단이 조직개편을 통해 예술청운영단을 예술창작본부 대학로센터실 산하 ‘예술청팀’으로 재편하면서 예술인들의 반발이 시작됐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최근 서울문화재단의 조직 개편을 “예술청의 공동운영 주체인 예술인들과 일체 협의 없이 예술청 지위를 격하시키는 독선적 조치”라며 “예술청의 가치와 규범이 훼손되고, 독립성과 자율성 침해의 위험이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서울시는 문화예술인 생존과 권리, 권익을 보호, 증진하는 협치의 거점으로 예술청을 개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예술청의 근간을 무시한 조직개편을 방관함으로써 문화협치의 역행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예술청 대책위는 서울문화재단이 지난 8일 예술청 공동운영단 성명에 대해 해명한 내용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들은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조직개편의 진행사항을 공유한 바 없으며, 예술청 공동운영단의 규모와 역할이 확대됐다는 주장 또한 거짓이다”라며 “예술청의 기능적 확대 방향에 대한 독선과 독단을 중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예술청 본연의 위상과 민관협의체로서의 회복을 위한 대책 수립을 위해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의 사과와 함께 예술청 조직개편의 철회와 재발 방지책 마련, 예술청의 독립성·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운영 발전방안 수립, 서울시의 민관협치 조례 제정 등을 요구했다.
◇서울문화재단 “예술청 독립성·자율성에 변화 없다”
이와 관련해 서울문화재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조직개편에 따른 예술청의 독립성과 자율성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서울문화재단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인한 예술청 위상의 변화는 없다”며 “재단 소속 당연직 예술청장은 ‘대학로센터실장’이 동일하게 겸임하며 예술청팀 8인의 정원 규모도 축소 없이 유지돼 이전과 다름없는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또한 예술청 운영과 관련해 “지난해 시의회(제303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와 재단 내부감사에서 지적된 공동운영단 용역계약의 월급제 지급방식과 예산편성과목 문제, 의사결정권한을 가진 공동운영단이 소관 사업에 직접 참여하는데 따른 이해충돌의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인지하고 개선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조직개편에 대해선 “조직개편은 지난해 실시한 재단 중장기경영전략 연구 결과와 올해 1월 발표한 3대 전략 10대 과제에 따른 신규 중점사업의 실행력을 강화하고, 경영 효율화 요구에 부응한 통합적 운영 체계를 갖추기 위해 추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문화재단은 “(예술청의) 현 체계에 대한 문제점을 파악해 해소하기 위한 외부전문가 평가 연구용역에 지난 6월 착수했다”며 “향후 연구결과를 비롯해 더 많은 의견수렴을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예술가·협회·단체가 골고루 참여하는 방향으로 대표성 획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