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는 IPTV에겐 선택 아닌 필수

김현아 기자I 2024.03.06 19:00:35
[김경호 전 SK브로드밴드 미디어전략 담당]
김경호 전 SK브로드밴드 미디어전략 담당


설연휴 전에 IPTV와 글로벌 OTT로부터 프로모션을 받았다.

IPTV는 온통 콘텐츠 ‘무료’ ‘할인’의 문자였다. 반면에 OTT는 ‘000님께 맞춤형 콘텐츠“라며 어울리는 확률을 퍼센트로 제시하는 내용이었다.

미디어 플랫폼 간의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노력은 한다고 하지만 IPTV는 기존 일하는 방식이었고 OTT는 고객을 한 명의 개인으로 분석한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다.

IPTV 가입자 수와 매출이 정체에서 하락 추세로 꺾일 것을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의 약진과 유튜브 미디어의 성장은 TV를 기반으로 하는 유료방송 플랫폼 생태계를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또한 콘텐츠 이해관계자와 갈등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PP사업자들에게 지급하는 콘텐츠 수신료는 인상 압박을 받고 있는 반면 홈쇼핑 사업자들로부터 얻는 송출수수료는 인하 요구에 직면해 있다. 양측이 사생결단으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최근 방송협회는 IPTV가 마련한 콘텐츠사용료 산정방안에 대해 “IPTV 사업자가 향후 명백하게 위축될 것이 예상되는 ‘실적 증감률’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에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발표문에서 IPTV 위기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유튜브와 OTT 시청자가 늘어나면서 TV 앞에 앉는 일이 아예 없는 경우도 흔해지고 있다. 올림픽, 월드컵이 아니면 TV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고객도 증가하고 있어 속수무책의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생성형 AI가 IPTV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아 본다. AI를 통해 개인화된 콘텐츠 추천, 사용자 경험(UX) 개선 등은 이전에도 존재했으나 판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고객의 시청 데이터를 분석해 추천하는 콘텐츠는 입력값에 대해 1대 1의 출력값을 뽑아주는 정도에 그쳤다. 출연 배우의 이름과 장르 등에 대한 분류를 매칭해 콘텐츠를 권유하거나 AI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AI스피커는 제대로 된 답변이 아닌 암기된 내용을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정도였다.

IPTV는 CPND(Contents-Platform-Network-Device)라는 미디어 가치 사슬에서 콘텐츠를 제외한 모든 분야의 컨트롤 역량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AI 수용은 OTT 플랫폼에 비해 유리한 고지에 있다. AI 알고리즘과 데이터는 핵심이 적합한 콘텐츠의 선택이라고 정의한다면 이미 IPTV는 축적된 데이터가 있고 향후 생성형 AI의 수집된 정보는 시청 고객의 니즈를 미리 읽어 내는데 활용 할 수 있다.

또한 통신사의 유무선 사용 데이터의 활용과 AI를 적용한 개인화는 화룡점정의 AI 기본 역량이 될 것이다. 컴퓨팅 파워 관점에서도 IPTV는 ‘프리미엄 백본망’을 구축해서 품질(QoS)이 보장되는 망품질을 제공해 온 것처럼 가장 문제시 되는 AI데이터의 속도에서도 IPTV만의 강점을 줄 수 있는 시스템 구현이 가능할 것이다.

생성형 AI는 진정한 의미의 인터랙티브 미디어로 IPTV가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IPTV와 콘텐츠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 있다.

영화를 예를 들면 생성형 AI는 배우, 감독에 대한 의견 교환부터 영화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로 관련 콘텐츠 시청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생성형AI의 답변은 고객의 시청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고객이 느끼는 만족감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생성형 AI를 구현하도록 셋톱박스의 기능이 발전해야 하며 IPTV용 생성형 AI인 ‘미디어 에이전트’의 개발도 서둘러 고객을 TV 앞으로 다시 이끌어야 한다.

특히 시니어 고객들과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통해 감성적인 대화가 가능해 또 하나의 가족으로 역할도 기대된다. 생성형 AI는 IPTV 사용자들의 더욱 개인화된 콘텐츠와 인터랙티브 서비스로 TV 시청 습관을 변화시키고 시청 시간을 증가시킬 수 있다.

TV를 떠나가고 있는 고객을 불러 모을 수 있다. 생성형 AI는 황폐해지고 있는 IPTV 생태계에 성장의 변곡점이 될 것이며 제대로 된 전략 실행으로 방향타를 조정한다면 난관은 돌파될 것이다.

오픈AI CEO 샘 알트먼은 “미래는 AI와 인간의 대결이 아니라 AI를 잘 활용하는 인간과 활용하지 못하는 인간으로 격차가 벌어진다” 라고 말했다.

2009년 IPTV가 시작 할 무렵 전체 가구의 90% 침투율을 보유했던 케이블에 대응하기 위해 “Start Small, Move Fast, but Think Big”이라는 기치를 내 걸었었다. 물론 초기에 IP 기반의 양방향 미디어로 다양한 꿈은 VoD 대중화라는 한정된 성공으로 그쳤지만 AI를 성공 모티브로 하는 “Think Big IPTV”를 통해 다시 한번 르네상스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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