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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총재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수입품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데 대해 “매우 현명한 접근법”이라고 평가하며 “일괄관세가 반드시 기대하는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의 관세가 보다 선택적이고 집중적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시점은 “아마도 2월1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EU 유럽과의 무역 적자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은 미국을 악용하지만, 중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EU는 아주 아주 나쁘다(very, very bad)”고 직격하면서 무역전쟁 전선 확대를 예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위협에 대해 “유럽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준비하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여 대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럽 내 무역을 가로막는 장애물를 제거하는 게 미국의 무역 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방안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금리 인하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ECB는 오는 30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ECB가 금리를 0.25% 인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는 “ECB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물가 상승률이 4~6월에 2.1%로 물가 목표치인 2%에 거의 도달하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둔화하고 있어 통화정책 방향은 매우 명확하다”고 했다.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으로 채권 시장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재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유럽으로 파급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양측간 무역마찰로 인한 수출 감소가 유럽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리고, 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 약세가 진행,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라가르드 총재는 “지나치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경제가 현재 거의 과열 상태에 있다”며 해외 수입을 줄이고 미국 제조업을 강화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 노동시장을 보면 실업률이 매우 낮고, 생산 역량을 보면 거의 최대 수준으로 가동되고 있어 더 이상 수입하지 않거나 더 높은 가격으로 수입할 것을 자체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발상은 실현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