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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하루면 끝나는데…이스라엘 개표는 왜 일주일 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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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10.29 10: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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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이름 적힌 종이쪽지 봉투에 넣어 투표
군인·재소자 표는 중복 확인 뒤 따로 집계
"손으로 해야 조작 못해"…결과는 내달 4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스라엘 총선 공식 결과가 나오기까지 8일이나 걸리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권자가 733만명으로 한국(약 4400만명)의 6분의 1 수준인데도 오래 걸리는 것은 투표부터 개표까지 모든 과정을 종이와 사람 손으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군인 등 자기 투표소가 아닌 곳에서 투표한 수십만명의 표는 다른 곳에서 중복 투표하지 않았는지 일일이 확인한 뒤에야 집계에 포함된다.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브네이브락의 한 투표소에서 초정통파 유대교 남성이 투표용지를 넣으려 하고 있다.(사진=AFP)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브네이브락의 한 투표소에서 초정통파 유대교 남성이 투표용지를 넣으려 하고 있다.(사진=AFP)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의 최종 결과는 다음달 4일 확정될 예정이다. 선관위는 이날 밤까지 전체 투표지의 89.8%를 개표했다. 일반 투표함은 사실상 모두 열었지만, 군인 등이 낸 ‘이중봉투’ 투표지 약 43만~48만표가 아직 남았다. 이 표들은 29일 새벽 1시부터 따로 개표에 들어가 같은 날 저녁, 늦으면 30일 아침에야 집계가 끝날 전망이다.

이스라엘 유권자는 기표소에서 지지 정당 이름이 적힌 종이쪽지를 골라 봉투에 넣고, 이를 투표함에 넣는 방식으로 투표한다. 투표가 끝나면 전국 1만곳이 넘는 투표소에서 사무원과 정당 참관인들이 봉투를 하나하나 열어 손으로 센다. 다 센 투표지는 정당별로 묶어 자루에 담아 의회로 보낸다.

한국은 투표지 분류기로 후보·정당별 투표지를 나눈 뒤 개표사무원이 눈으로 확인하고 계수기로 다시 세는 방식이다. 기계의 도움을 받는 만큼 대개 투표 당일 밤이나 다음날 새벽이면 당락이 가려진다.

이스라엘이 이런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조작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다. 2022년 총선 당시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투표와 개표를 손으로 하기 때문에 조직적인 조작은 불가능하다”며 선거를 “아마도 이스라엘 최대의 민간 작전”이라고 표현했다.

개표를 더디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은 이중봉투 투표다. 군인과 재소자, 해외 외교관, 입원 환자 등 지정된 투표소가 아닌 곳에서 투표한 사람들의 표를 말한다. 신원이 적힌 바깥 봉투 안에 익명의 투표지 봉투를 넣는 방식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선관위는 이들이 원래 투표소에서 또 투표하지 않았는지 명부를 대조한 뒤에야 바깥 봉투를 열어 투표지를 꺼낸다. 개표는 의회 건물에서 별도 위원회들이 맡는다. 엘라드 나베 선관위 관계자는 와이넷에 “확인에 확인에 확인을 거친다”고 말했다.

남은 표가 판세를 뒤집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일부 의석은 바뀔 수 있다. 의석 1석이 약 4만표에 해당하는 데다, 득표율 3.25%를 넘어야 의석을 받을 수 있어 문턱 근처 정당은 희비가 갈릴 수 있다. 2022년 총선 때도 이중봉투 개표 이후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토라유대교연합’의 의석이 8석에서 7석으로 줄었다.

집계가 끝나도 곧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선관위는 다음주 표본 투표소를 골라 감사와 재검표를 거친 뒤 결과를 공식 발표한다. 새 의회는 다음달 10일 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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