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으로 시작해 이메일, 모바일, 동영상, 사진 저장 서비스까지 장악한 구글이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초대박 히트작을 찾는다. 정체기에 이른 미국 등 선진국 시장보다는 모바일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신흥국에서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의도다. 사용자 수 10억명을 넘긴 ‘대박’ 서비스를 7개나 배출한 구글이지만, 여전히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댓글 논란 등 국내 이슈로 해외 진출에 비상이 걸린 네이버와는 다른 행보다. 네이버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일본·동남아 시장 성공, 웹툰 등 한류 콘텐츠 세계화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지만 댓글조작 사건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글, 신흥국 모바일族을 노린다
세계 최대 IT개발자 행사 ‘구글I/O컨퍼런스’ 개최 하루 전인 7일(현지시간) 구글은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구글은 아시아 각국 기자들에 자신들의 서비스와 인공지능(AI) 비전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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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인구가 많은 신흥국에서 모바일 사용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들을 타깃 삼으면 제8의 10억 사용자 서비스도 문제 없다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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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는 아시아의 코끼리로 부상중이다.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2억9924만명이다. 이 숫자는 2022년 4억4425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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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인도인이 원하는 바를 구현한다”
다만 신흥국은 와이파이(WiFi), 이동통신 등 네트워크 인프라가 선진국보다 별로다. 스마트폰 성능도 마찬가지다.
샤피로 총괄은 “신흥국에서 통할 제품은 가볍고, 쉽게 쓸 수 있어야 한다”며 “오프라인에서도 작동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구글은 유튜브와 구글지도, 구글번역을 오프라인에서도 쓸 수 있게 만들었다. 다른 서비스도 오프라인에서 성능 낮은 스마트폰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가볍게 만들고 있다.
조쉬 우드워드(Josh Woodward) 구글 그룹 프로덕트 매니저는 신흥국 사용자들을 타깃으로 한 3가지 서비스를 소개했다. 스마트폰 저장공간 관리(파일즈고, Files Go), 모바일 데이터 사용 제한(데이탈리, Datally), 거래·송금(테즈, TEZ) 앱이다.
이중 기자들의 주목을 끈 서비스는 금융 앱 ‘테즈(TEZ)’다. 지난해 6월 인도 시장에 출시한 테즈는 10개월 만에 1600만 사용자(월간순이용자 수)를 모았다. 테즈는 테즈 앱을 깐 사람들끼리는 개인인증을 하지 않고 바로 송금할 수 있다. 은행 인프라가 부족한 인도에서는 환영받는다.
우드워드 매니저는 “테즈로 전기비나 가스비, 케이블비 등의 공공 요금도 지불할 수 있다”며 “인도 시장에 특화된 서비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동남아 진출 발 뗀 네이버, 국내 이슈에 발목 잡혀
반면,2016년 라인 상장, 지난해 네이버랩스유럽(舊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을 인수 등으로 주가를 높였던 네이버는 국내 이슈로 울상이다.
네이버는 웹툰, 동영상 등 콘텐츠를 통한 해외시장 진출에 막 발을 뗀 상태다.
하지만 드루킹 등이 네이버 뉴스 댓글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게 적발됐고, 뉴스 배치에 대한 공정성 시비마저 나왔다. 해외 진출을 위해 유럽에 나가 있는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이 국내로 돌아와 상황을 수습해야한다는 의견마저 나온다.
네이버 총수로 지정된 이 전 의장이 국내에 들어오면 네이버의 해외 기업 투자와 유럽·동남아 시장 진출은 사실상 ‘올스톱’ 이 된다. 이 전 의장이 네이버의 글로벌 투자를 총괄하는 GIO(글로벌투자책임자)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 등에 대한 정치권 규제 움직임도 커지고 있는 점도 악재다. 일부 의원들은 네이버 뉴스 댓글 서비스 중단, 랭킹뉴스(많이본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라고까지 요구한 상태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홍콩 등 해외 투자자들은 우리 정부와 정치권이 네이버를 규제하려고 하는데 의아해 하고 있다”며 “최근의 사태는 네이버 입장에서는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