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I/O 2018] 구글 "제8의 초대박 제품을 인도에서 찾아라"

김유성 기자I 2018.05.08 15:43:46

정체된 선진국 시장보다 인도 등 신흥국 모바일족 기대감↑
사용자 수 10억명 이상인 초대박 제품 7개 보유하고도 성장 ↑

[마운틴뷰(美캘리포니아)=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제8의 초대박 제품을 인도·동남아에서 찾아라.”

검색으로 시작해 이메일, 모바일, 동영상, 사진 저장 서비스까지 장악한 구글이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초대박 히트작을 찾는다. 정체기에 이른 미국 등 선진국 시장보다는 모바일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신흥국에서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의도다. 사용자 수 10억명을 넘긴 ‘대박’ 서비스를 7개나 배출한 구글이지만, 여전히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댓글 논란 등 국내 이슈로 해외 진출에 비상이 걸린 네이버와는 다른 행보다. 네이버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일본·동남아 시장 성공, 웹툰 등 한류 콘텐츠 세계화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지만 댓글조작 사건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글, 신흥국 모바일族을 노린다

세계 최대 IT개발자 행사 ‘구글I/O컨퍼런스’ 개최 하루 전인 7일(현지시간) 구글은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구글은 아시아 각국 기자들에 자신들의 서비스와 인공지능(AI) 비전을 소개했다.

구글의 주요 초대박 서비스 7개
이중 구글은 ‘넥스트빌리언유저(NBU)’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NBU는 ‘그 다음 10억명 사용 서비스’를 축약한 말이다. 검색(구글), 모바일 운영체제(안드로이드&크롬), 영상(유튜브), 앱마켓(구글플레이), 이메일(지메일), 지도(구글지도), 사진클라우드(구글포토)에 이어 제8의 10억 사용자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프로젝트 거점은 미국이나 한국·일본이 아닌 인도·동남아다.

구글은 인구가 많은 신흥국에서 모바일 사용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들을 타깃 삼으면 제8의 10억 사용자 서비스도 문제 없다는 예상이다.

데이브 샤피로 구글 NBU 비즈니스 총괄
데이브 샤피로(Dave Shapiro) 구글 NBU 비즈니스 총괄은 “신흥국에서는 많은 이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처음 컴퓨터를 접한다”며 “자유자재로 스마트폰을 다루고 자신들을 멋지고 세련되게 보일 줄 아는 특별한 이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전 세계 젊은 층의 삶의 형태 또한 비슷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계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는 아시아의 코끼리로 부상중이다.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2억9924만명이다. 이 숫자는 2022년 4억4425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인도 스마트폰 사용자 수 추이 (2017년 이후부터는 추정치)
자료 : 스태티스타
더욱이 동남아시아는 성장 잠재력이 다른 나라보다 크다. 인구가 많고 소비 성향이 강한 청년층이 두텁게 형성돼 있다. 샤피로 총괄발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25세 미만 인구는 47%다. 인도는 42%, 브라질은 40%다. 매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를 웃돈다.

◇구글 “인도인이 원하는 바를 구현한다”

다만 신흥국은 와이파이(WiFi), 이동통신 등 네트워크 인프라가 선진국보다 별로다. 스마트폰 성능도 마찬가지다.

샤피로 총괄은 “신흥국에서 통할 제품은 가볍고, 쉽게 쓸 수 있어야 한다”며 “오프라인에서도 작동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구글은 유튜브와 구글지도, 구글번역을 오프라인에서도 쓸 수 있게 만들었다. 다른 서비스도 오프라인에서 성능 낮은 스마트폰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가볍게 만들고 있다.

조쉬 우드워드(Josh Woodward) 구글 그룹 프로덕트 매니저는 신흥국 사용자들을 타깃으로 한 3가지 서비스를 소개했다. 스마트폰 저장공간 관리(파일즈고, Files Go), 모바일 데이터 사용 제한(데이탈리, Datally), 거래·송금(테즈, TEZ) 앱이다.

이중 기자들의 주목을 끈 서비스는 금융 앱 ‘테즈(TEZ)’다. 지난해 6월 인도 시장에 출시한 테즈는 10개월 만에 1600만 사용자(월간순이용자 수)를 모았다. 테즈는 테즈 앱을 깐 사람들끼리는 개인인증을 하지 않고 바로 송금할 수 있다. 은행 인프라가 부족한 인도에서는 환영받는다.

우드워드 매니저는 “테즈로 전기비나 가스비, 케이블비 등의 공공 요금도 지불할 수 있다”며 “인도 시장에 특화된 서비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동남아 진출 발 뗀 네이버, 국내 이슈에 발목 잡혀

반면,2016년 라인 상장, 지난해 네이버랩스유럽(舊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을 인수 등으로 주가를 높였던 네이버는 국내 이슈로 울상이다.

네이버는 웹툰, 동영상 등 콘텐츠를 통한 해외시장 진출에 막 발을 뗀 상태다.

하지만 드루킹 등이 네이버 뉴스 댓글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게 적발됐고, 뉴스 배치에 대한 공정성 시비마저 나왔다. 해외 진출을 위해 유럽에 나가 있는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이 국내로 돌아와 상황을 수습해야한다는 의견마저 나온다.

네이버 총수로 지정된 이 전 의장이 국내에 들어오면 네이버의 해외 기업 투자와 유럽·동남아 시장 진출은 사실상 ‘올스톱’ 이 된다. 이 전 의장이 네이버의 글로벌 투자를 총괄하는 GIO(글로벌투자책임자)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 등에 대한 정치권 규제 움직임도 커지고 있는 점도 악재다. 일부 의원들은 네이버 뉴스 댓글 서비스 중단, 랭킹뉴스(많이본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라고까지 요구한 상태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홍콩 등 해외 투자자들은 우리 정부와 정치권이 네이버를 규제하려고 하는데 의아해 하고 있다”며 “최근의 사태는 네이버 입장에서는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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