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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남북 이산가족 간 단체상봉이 시작된 금강산호텔은 70여년만에 서로를 마주한 이산가족들로 금새 눈물바다가 됐다.
남측의 헤어진 오빠를 상봉한 북측의 김순옥(81)씨는 “통일되면 정말 좋을 것”이라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80대를 넘긴 여동생 김순옥씨는 70여년만에 만난 오빠에게 “내가 평양의과대학을 졸업한 여의사다. 평양에서 정말 존경 받고 살고 있다”며 오빠를 안심시켰고 이에 김병오(88)씨는 “여동생이 이렇게 잘됐더니 정말 영광이다”며 기뻐했다.
그러면서 두 남매는 “혈육은 어디 못간다. 정말 똑같이 생겼다”며 “통일이 돼서 단 1분이라도 같이 살다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시 만난 이산가족들은 무엇보다 서로에게 ‘살아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북측의 언니를 상봉한 조혜도(86)씨는 연신 “살아줘서 고맙다”며 “살아서 만나니 얼마나 좋나”고 눈물을 흘리며 가족들을 끌어안았다. 북측의 딸을 만난 황우석(89)씨 역시 70대가 되버린 딸을 마주하고 “살아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한참을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이산가족에 북측 보장성원이 다독이는 모습도 보였다. 북측의 형을 만난 이수남(77)씨는 상봉장으로 들어와 형이 앉아있는 테이블에 와서도 한참을 앉지 못하고 형을 부둥켜안고 눈물만 흘렸다. 그러자 북측 보장성원은 “와서 앉아 얘기하라”며 이들을 다독였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된 단체상봉은 2시간 진행 끝에 오후 5시에 종료됐다. 이들은 이어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북측 주최의 환영 만찬에 참여한다. 남북 이산가족은 22일까지 2박 3일간 모두 6차례에 걸쳐 11시간 동안 상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