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월 CPI 4년만에 2% 하회…근원 물가도 2년만에 최저

성주원 기자I 2026.02.20 10:48:43

휘발유세 폐지·채소값 급락, 물가 억제
식품은 고공행진…BOJ 금리인상 시기 촉각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일본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2년 3월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으로 2%를 밑돌았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일본은행(BOJ) 목표치인 2.0%에 정확히 부합했다.

지난 16일 일본 도쿄의 한 시장에서 초밥 롤을 판매하는 매장의 상인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 총무성이 20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신선식품을 포함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5%로, 2022년 3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2%를 하회했다. BOJ의 2% 목표치를 45개월 연속 웃돌던 흐름이 종료됐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2.0% 상승했다. 이는 전월(2.4%)보다 0.4%포인트 낮아진 수치로, 2024년 1월 이후 2년만의 최저치다. 2개월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으며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측치(2.0%)에 부합했다. 다만 소수점 이하까지 포함하면 2022년 4월부터 46개월 연속으로 BOJ의 2% 목표를 웃돌고 있다.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core-core CPI)는 2.6%로, 전월(2.9%)보다 둔화했다.

휘발유 감세·채소값 급락이 물가 억제

일본 1월 소비자물가 둔화의 주된 요인은 에너지 가격 하락이다. 지난해말 일본 정부가 휘발유세 구 잠정세율을 폐지한 결과, 휘발유 가격이 14.6% 하락했다. 에너지 전체로는 5.2% 내려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기요금은 1.7%, 도시가스요금은 3.7% 각각 내렸다.

재화(상품) 물가는 전월 2.7%에서 1.6%로 하락하며 2021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비스 물가는 1.4%로 전월과 동일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 아래로 끌어내린 또 다른 요인은 신선 채소 가격 급락이다. 전년에 가격이 급등했던 양배추가 63.5% 하락하는 등 신선 채소 전체 하락률이 14.0%에 달하며 전체 지수를 크게 끌어내렸다.

상점 직원이 지난해 8월 22일 일본 도쿄의 한 시장 매장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AFP)
쌀값 27.9%, 커피 51% 고공행진 지속

식품 가격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식품 물가는 전년 대비 6.2% 올랐다. 6개월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쌀값은 27.9% 올라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은 8개월 연속 축소됐다.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으로 주먹밥(오니기리)은 11.8%, 외식 초밥(스시)는 7.0% 상승했다. 브라질 주요 산지의 기상 악화로 커피류는 51.0% 급등했고, 카카오 가격 급등 여파로 초콜릿도 25.8% 올랐다. 방일 외국인 수요 증가를 배경으로 숙박료는 6.0% 상승했다.

BOJ 추가 금리인상 행보 주목

이번 지표는 BOJ의 추가 금리인상 시기 판단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BOJ는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2026회계연도(2026년4월~2027년3월) 근원 물가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9%로,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core-core CPI) 전망치를 2.0%에서 2.2%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동시에 2026년 상반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는데, 이번 지표로 해당 전망이 현실화됐다.

한편 이번 물가 지표는 일본 경제가 지난해 4분기에 전기 대비 0.1% 성장하며 기술적 경기침체(2분기 연속 역성장)를 가까스로 피했다는 발표 직후 공개됐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식품에 부과되는 8% 세금을 2년간 유예하는 공약을 내세워 지난 8일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316석을 획득하는 압승을 이끌었다. 해당 정책이 시행될 경우 향후 물가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본 근원 소비자물가 추이 (단위: %, 자료: 일본 총무성,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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