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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씨책방' 결국 쫓겨난다…法 "안타깝지만 현행법상 도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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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I 2017.09.21 16:15:36

法 "문화적가치, 장소 이전해도 훼손되지 않아"
명도 소송 원고 건물주 측 승소 판결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있는 ‘공씨책방’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서울 창천동에 있는 서울미래유산인 ‘공씨책방’이 결국 쫓겨나게 됐다. 법원은 안타까워하면서도 “현행법 해석상 이런 결론밖에 나올 수 없다”며 공씨책방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한 건물주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서부지법 민사5단독 황보승혁 판사는 21일 “공씨책방은 건물 1층을 건물주에게 인도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황보 판사는 ‘서울시미래유산으로서 퇴거 조치는 합당치 않다’는 공씨책방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황보 판사는 “(책방의) 문화적 가치는 장소 내지 건물과 결부돼 있다기 보다는, 책방이 보유하는 서적과 그것에 대한 해박한 운영자 지식, 그로 인해 오랜 시간 동안 누적해 온 단골들에게 연유한 것”이라며 “책방이 다른 곳으로 이전되더라도 본질적인 부분이 훼손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건물주가 임대차 계약 종료 약 1개월 전에 퇴거 조치 통보한 것에 대해 새 장소로 이전하기에는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공씨책방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황보 판사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10조에 의하면 임대차 6개월부터 1개월까지 갱신 거절 통지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한 뒤, “사회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이었는데 현행법 해석상으로는 이런 결론밖에 나올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유감의 뜻을 전했다.

공씨책방은 1972년 경희대 앞에서 처음 문을 연 국내 1세대 헌책방으로, 서울시는 2014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했다. 서울미래유산은 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미래세대에 남겨주기 위해 보존할 가치가 있는 서울의 근현대 유무형 유산을 말한다.

1991년부터 신촌에 정착한 공씨책방은 지난해 건물주가 바뀐 뒤 임대료를 기존 월 130만원에서 월 300만원으로 올려주지 않으면 퇴거하라는 요구를 받아왔다. 공씨책방 측이 퇴거를 거부하자 건물주는 지난해 12월 법원에 명도소송을 냈다.

앞서 지난 7일 열린 최종변론기일에서 황보 판사는 월 임대료를 220만원 수준으로 인상하고 계약 기간을 3년 연장하는 조정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주 측은 그러나 “(공씨책방 자리에)다른 상점을 직영하길 원한다”며 연장 없이 퇴거를 요구하면서 조정안은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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