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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 등 4개 자산운용사는 오는 29일 유가증권시장에 단일 주식 종목 ETF를 상장한다. 주식 1개 종목만으로 30%를 채우고 나머지는 채권 9종목을 결합하는 상품이다.
각 사별 대표선수로 내세운 종목도 다양하다. 삼성자산운용은 삼성전자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테슬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엔비디아, 한화자산운용은 애플을 30% 담는다. 나머지 70%는 채권으로 채운다. 이들 상품은 모두 기초지수 성과를 추종하는 패시브 형태로 운용된다.
금융투자업 규정이 완화되면서 단일 종목을 앞세운 ETF 상장이 가능해졌다. 지금까지는 주식과 채권을 각각 10종 넘게 담아 총 20종 이상으로 기초지수를 구성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 8월말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주식 1종목만 담은 ETF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구성된 단일 종목 ETF는 안전 자산으로 분류돼 퇴직연금 적립금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 30%는 안전 자산에 투자해야 하는데, 단일 종목 ETF는 주식 비중이 40% 미만이라 안전 자산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운용업계에선 이런 ETF가 위험추구 성향이 큰 젊은 투자자들의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 부장은 “젊은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에 대한 수요가 크지만 지금까지 퇴직연금으로 주식에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며 “단일 주식 종목 ETF는 압축적인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면서도 채권으로 안전판 역할을 해 주는 최초의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투자자에게 적합한 주식 익스포저 ETF를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단일 주식을 내세운 ETF가 애초 취지인 분산 투자와는 거리가 멀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장기투자 목적으로 운용해야 하는데 단일 종목 ETF는 분산으로 인한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대표선수 1종목이 아닌 여러 종목의 우량주식에 분산 투자하는 ETF로 차별화하려는 시도도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테슬라 등 미국시장 시총 상위 5개 주식을 40% 담는 ETF를 오는 29일 출시한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장은 “단일종목에 집중하는 상품보다는 많은 투자자들이 장기보유하고 싶어하는 미국 5대 초대형 우량주식에 분산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퇴직연금 투자자에게 좀 더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KB자산운용 역시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삼성SDI(006400)를 각각 20%, 10%, 10%씩 담는 ETF를 같은날 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