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대만 TSMC를 못 따라가는 것 중 하나가 패키징입니다. 국내 패키징 활성화를 위해 연구개발(R&D)과 인재확보가 중요합니다.”(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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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성장 기반은 반도체…전 세계가 집중하는 이유”
이날 키노트스피치를 맡은 곽노정 사장은 정보통신기술(ICT)환경의 변화를 언급, “2010년대까지 모바일인터넷에 기반한 데이터 소비가 있었고 지금은 클라우드 시대에서 훨씬 더 가파르게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예컨대 자율주행차의 경우 자동차 1대에 40TB(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양을 쏟아낼 것이고 2030년에 연 10조원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데이터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요구되는 메모리반도체 특성으로 빠른 속도와 큰 용량, 낮은 전력소비를 꼽았다.
그는 “지난 20년간 150나노미터(㎚)급에서 1a(10나노 4세대) 나노 공정으로 발전했고 1d(10나노 7세대) 정도 가면 큰 벽이 있을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이 NA EUV(극자외선) 반도체 노광장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어 스케일 다운(공정 미세화) 뿐 아니라 낸드플래시에 적용됐던 스태킹(적층) 공정 연구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낸드플래시에 이어 D램도 쌓는 방식으로 성능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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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소부장 업체간 협력과 인재확보가 중요하다고는 목소리도 냈다. 그는 “인재가 장비도 달고 기술도 발전시키고 투자도 결정하기에 결국 반도체는 인재싸움”이라며 “국내 소부장업체, 칩메이커가 동반성장을 넘어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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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키노트 스피치를 맡은 김형준 단장은 맞춤형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선 반도체 후공정으로 불리는 패키징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앞서 삼성전자(005930)도 전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주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선단 파운드리 공정 혁신과 함께 차세대 패키징 적층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도 밝힌 바 있다. 김 단장은 “삼성전자가 TSMC를 못 따라는 것 중 하나가 패키징 기술”이라며 “유수한 회사들이 패키징에 수조원대를 투자하는 등 패키징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인텔 주도 하에 삼성전자, TSMC 등 반도체 설계·생산업체들이 반도체 패키징 관련 업계 표준을 만들기 위해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을 꾸린 것도 이 때문이다.
김 단장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이 반도체 패키징 전문가 45명 의견을 바탕으로 국내 패키징 기술 확보 전략 방안을 마련했다며 목표를 공개했다. 그는 “세계 후공정(OSAT) 상위 25개 기업 중 국내 업체는 4곳에 불과하다”며 “2026년에는 3개 업체를 톱10에 진입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패키징에서 소부장 국산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2030년에는 소부장 자립화율을 80%로 올릴 것”이라며 “후공정 전문 인재들도 2020년에 500명 이하였다면 2030년에 2000명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오전 코엑스에서 개최된 ‘KES 2022’(한국전자전)에 모습을 드러낸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기술 혁신을 통한 초격차로 글로벌 전자·IT 산업계가 마주한 복합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회장을 겸하고 있는 한 부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디지털 전환을 생존 전략으로 삼아 빅데이터, 인공지능(AI), IoT(사물인터넷) 등 혁신 기술을 적극 도입해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해 새 수요를 창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우리 전자산업이 다시 한 번 혁신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함께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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