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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둘 마주 본 장면 없어" vs 유동규 "故김문기, 이재명과 통화"(종합)

박정수 기자I 2023.03.31 19:38:29

이재명·유동규, 첫 법정 대면…눈조차 안 맞춰
법정 출석길에 李 날계란 세레…"처벌 원치 않아"
호주 출장 ‘패키지여행’에 비유…“참석자라고 다 친하진 않아”
“故김문기, 李 따로 통화한다 들어”…시장실 ‘대면보고’도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이 터져 나온 뒤 처음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법정에서 대면했다. 이들은 서로 눈조차 마주 보지 않은 채 각자의 입장을 펼쳤다. 이 대표 측은 여전히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허위 발언한 혐의에 대해 부인했고, 유 전 본부장은 김 전 처장에게 이 대표와 따로 통화한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법정 출석길에 李 날계란 세레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강규태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속행공판을 열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이 대표는 ‘유동규씨와 법정 첫 대면에 대한 입장’과 ‘호주 출장에서 김문기 전 처장과 요트에 함께 탔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유 전 본부장도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같은 질문을 받고 “특별히 할 말은 없고, (이 대표가) 거짓말 좀 안 했으면”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유 전 본부장은 검찰이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검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 것에 대해 “저번에도 말했듯 사실들이 하나하나 밝혀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법원 입구로 향하는 순간 80대 남성이 가방에서 날계란 두 개를 꺼내 던졌다. 거리가 멀어 이 대표가 계란을 맞지는 않았지만 이후 시민 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80대 남성은 현장에 있던 경찰관과 법원 직원 등의 제지를 받은 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대표는 재판 출석 도중 자신에게 계란을 던져 현행범으로 체포된 80대 남성에 대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80대 남성을 입건한 서초경찰서는 이 대표의 처벌 불원을 접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출석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를 규탄하는 일부 시민들이 경찰에 제지당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檢 제출 증거 반박…“패키지여행서 다 친해지진 않아”

이 대표 측은 김 전 처장과의 친분성을 입증한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 대부분을 반박했다.

지난 기일에서 검찰은 2015년 시장이었던 이 대표가 김 전 처장과 호주 출장에 동행해 찍은 사진과 영상, 대면보고 서류 등을 토대로 두 사람이 알고 지낸 사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2015년 1월 호주 출장에서 유 전 본부장의 수행원으로 온 직원이 누구인지 모르고 갔다”며 “검찰이 제출한 사진과 영상을 보더라도 둘이 대화하거나 마주 보는 장면도 없다. 단지 같은 프레임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가까운 사이이거나 모를 수 없는 사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특히나 호주 출장을 ‘패키지여행’에 비유해 이 대표 측은 “혹시 패키지여행 다녀와 보신 적이 있냐”면서 “참석자들은 그 기간 모든 활동과 관광지 방문을 함께한다. 그렇다고 내가 다른 참석자랑 친해지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패키지여행을 갔으니 ‘참석자와 엄청 친했겠네’ 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비유더라도 심하다. 또 출장을 패키지여행처럼 말하는데, 공무상 목적으로 간 것이다”며 “같이 출장 간 공무원을 패키지여행에서 처음 만난 사람처럼 대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반박했다.

또 “일정을 이탈해 소속 공무원과 골프를 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변호인이 성남시장 재직 중 해외 출장 16회라고 했는데, 이러한 일이 기억나지 않으려면 16회 동안 소속 공무원들과 골프를 쳐야 기억나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로 8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유동규 “故김문기, 이재명 따로 통화한다 들어”

이날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유 전 본부장은 김 전 처장에게 이 대표와 따로 통화한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2010년 3월 성남시 분당 지역 신도시 리모델링 설명회를 다룬 언론 기사를 제시하면서 당시 “성남시장 후보자였던 피고인(이 대표)도 참석했고, 김문기 씨도 참석했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참석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이 “설명회에서 피고인과 김문기가 만나서 인사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김문기한테 그 당시 이재명이랑 따로 통화한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에 검찰이 “김문기가 이재명한테 어떤 이유로 통화한 것이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자세히 들을 이유 없었다”며 “리모델링 이야기 했었 나보다 이정도”라고 답했다.

검찰은 “김문기가 이재명과 따로 통화한다고 말한 것은 어떤 경위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김 처장이) 행사에 누가 오냐고 묻기에 이재명 씨가 온다고 했더니 그때 ‘나하고도 통화했다’는 말을 했다”고 했다. 이어 “세미나에서 봤으니까 서로 좀 아는 것 같았다”고 부연했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되고 김 전 처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한 뒤 여러 차례 성남시를 찾아가 이 대표에게 직접 보고도 했다고 증언했다.

2014년 4월 2일자 메모에서 말하는 ‘위례 개발수익금 보고 자료 2층 보고’는 성남시장실로 통용된 것이 맞느냐는 검찰 질문에 유 전 본부장은 “2층 보고라고 쓰여 있으면 대면 보고”라며 “(이 대표가) 수익금에 관심이 많아 김 전 처장이 보고했을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시장에게 올라오는 자료는 김문기가 작성한 것이라 시장이 알고 있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충분히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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