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롭테크에는 증강현실(AR)기술로 건설사가 시공 관리를 효율화하는 것부터 모듈러로 건물을 조립식으로 짓는 것, 스마트시티나 스마트빌딩 같은 영역, 임대 시장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자산 관리, 부동산 정보나 매매 중개까지 다양하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도시연구실 실장은 22일 한국프롭테크포럼(의장 안성우 직방 대표)이 주최한 ‘프롭테크 비전컨퍼런스 2019’에서 “부동산과 ICT를 붙여서 하는 프롭테크는 영국에서 등장해 해당 스타트업들이 수익을 창출하면서 2015년부터 투자가 증가하기 시작했고,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주요 이슈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2015년 골드만삭스PIA 등이 직방에 38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 9월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미국 프롭테크 스타트업 오픈도어에 4억 달러(4500억 원)를 투자하는 등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건설 시공쪽 스타트업은 초기
하지만 그는 “건설 시공쪽 스타트업은 노동 생산성을 관리해주는 프로큐어(PROCORE) 등 미국에서 3개 정도가 나왔을 뿐 활성화되진 않았다”고 진단했다.
허 실장은 스마트시티나 스마트빌딩 등도 구글이나 지멘스, 미쓰이 부동산 같은 IT와 전통 업계 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2015년 도시개발 연구 자회사인 ‘사이드워크랩스(Sidewalk Labs)’를 만들어 캐나다 최대 도시 토론토의 저개발지에 각종 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시티를 만드는 일이나 빌딩을 관리하는 스마트빌딩 역시 지멘스나 시스코, 포스코 등 대기업 시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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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경 실장은 스타트업이 할수 있는 분야로는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시설관리나 자산관리, 정보 중개 및 매매 서비스의 진화를 제안했다.
계류돼 있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등 데이터규제완화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스타트업들의 사업 기회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세계 최대의 투자펀드인 블랙스톤이 엔틱(Entic)에 투자한 이유는 자사가 보유한 건물에서 기술로 에너지를 효율화하는데 가장 효과가 있는 곳을 찾은 것이고, 블랙스톤이 자사 오피스 임차자 관리에 도움을 주는 기술로 자산을 관리하는 VTS에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들이 부동산 중개 모델의 진화에 기대감을 드러내면서 오픈도어(Opendoor)와 블록체인 기반 임브렉스의 사례를 들었다.
허 실장은 “오픈도어는 자기가 건물을 사서 수리한 뒤 되파는 모델인데 미국의 1위 주택공급업체 레나가 투자했다. 금융위기이후 밀레니엄 세대들이 주택을 보유하기 보다는 임차해쓰려는 성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다만, 오픈도어 모델은 우리나라에서는 보유세는 낮고 취득세가 높아 도입이 쉽지 않다. 현재는 조금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허위매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중개 모델도 준비되고 있으며, 지난 2일 금융위 혁신 금융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이용해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을 디지털 방식으로 발행하고 유통하는 카사코리아가 선정되기도 했다”며 “국회에 계류돼 있는 데이터 규제법이 통과되면 스타트업들이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 분야도 다양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정부 및 유관 기관 관계자를 비롯해 학계, 연구계 전문가, 대학생 등 160명이 넘게 참석해 프롭테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한국프롭테크포럼 안성우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양에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일어나고 있으며, 부동산도 예외가 아닌 상황에서 프롭테크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크다”며 “프롭테크가 더 나은 주거와 일상을 위한 미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포럼이 부동산 산업 혁신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국프롭테크 포럼은..
국내 프롭테크 성장과 부동산 시장의 혁신을 주도하고자 2018년 11월 출범한 비영리 단체로 △부동산정보 서비스 △부동산 개발(디벨로퍼) △공간 공유 플랫폼 △부동산 임대관리 서비스 △부동산 VR(가상현실) 및 IoT(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의 대표적인 프롭테크 선도기업 79개사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