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3중고…분양주택 납품할 시멘트말곤 ‘긍정적’ 산업 없다

박수익 기자I 2017.01.12 14:30:00
*연도별 선순위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아웃룩) 추이. 자료=한기평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기업 자금조달의 기준인 신용등급이 올해도 하락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기업신용등급 하락은 외환위기(1998년)나 글로벌 금융위기(2010년)때도 목격했던 일이지만 당시처럼 외부충격에 의한 일시적 현상과 지금처럼 5년내리 이어지는 구조적 하락은 ‘결’이 다르다는게 문제다.

올해 업종별 신용등급 전망이 유일하게 긍정적인 산업은 시멘트·레미콘이 꼽히고 있는데 이마저도 과거에 약속했던 주택분양에 납품할 물량 덕분이다. 지어야할 주택말고는 좋아질 것으로 확신할 산업이 없는 현실이다.

송태준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실장은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2017년 주요산업 및 신용등급 방향성 점검’ 세미나에서 “올해도 작년 수준의 하락우위가 지속될 것”이라며 “과거 하락우위 현상이 1년 내외의 단기간에 그친 것과 달리 최근 등급하락 우위 추세는 구조적 성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조적 성격이란 △저성장 기조 고착화 △조선·해운처럼 전통적인 경기순환 사이클 이탈업종 증가 △과거에는 수혜요인이었지만 지금은 역풍으로 변한 차이나이펙트(China effect) 등 `3중고`를 의미한다.

신용등급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등급전망(선순위 무보증사채 기준) 현황을 살펴봐도 상향 가능성이 있는 ‘긍정적(Positive)’ 전망업체는 14개사인 반면 하향 가능성이 있는 ‘부정적(Negative)’ 전망 업체는 32개사로 두 배 이상 높다.

한기평이 올해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업종은 기존의 주택물량 수혜를 받는 시멘트·레미콘 뿐이다. 주택경기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는 것과 별개로 최근 2년간 분양된 물량에 대한 공사는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시멘트 출하가 호조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화학·정유업종은 전반적 사업환경은 우호적이지만 실적은 작년에 못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반도체·디스플레이는 사업환경은 중립적이나 수급여건 개선으로 실적은 좋아질 것으로 봤다. 이를 제외한 전반적인 업종은 사업황경과 실적전망 어느하나도 ‘우호적’이라고 확신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조선·해운·전력·호텔·유료방송·대부업종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송태준 실장은 “올해는 조선 등 취약업종의 차입금 차환·상환 위험, 사업구조조정, 미국발 금리인상 파급효과가 주요 모니터링포인트”라며 “특히 4월 만기가 돌아오는 대우조선 회사채 4400억원 등 조선업종 차입금의 차환·상환위험은 매우 중요한 모니터렁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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