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전 의장은 지난 2018년 10월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과 빗썸의 인수와 공동경영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이 기한까지 인수 대금을 대납하지 못해 계약이 불발되며 당사자들 간의 소송으로 비화돼 수년째 싱가포르와 국내에서 법적 다툼을 이어오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BTHMB가 2019년 6월경 김 회장을 상대로 ‘그가 BXA 코인을 판매하고 수령한 매매 대금을 반환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BTHMB는 이 의장과 김 회장이 ‘빗썸 인수 및 공동경영’을 위해 설립한 회사다. 이 의장과 김 회장이 지분 49.997%, 49.991%를 나눠갖고 있다. 김 회장은 BTHMB를 통해 BXA토큰을 발행하고, 이 판매 대금을 가지고 빗썸홀딩스 지분의 50%를 약 4,000억 원에 인수할 계획이었다. BXA 재무적 투자자와 컨소시엄형태로 빗썸홀딩스를 인수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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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법원 판결은 한국에서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빗썸에 따르면 지난 30일 진행된 BXA 14차 공판(2021고합622)에서 이 전 의장측 변호인은 싱가포르 법원이 선고한 판결문을 새로운 증거로 재판부에 제출했다.
한국에서는 김 회장이 이 전 의장을 ‘1억 달러(약 1,300억 원) 편취 혐의’로 고소했다. 이 전 의장이 공동경영을 제안하고 BXA를 빗썸에 상장해 인수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돕겠다고 속였다는 것이다.
이 전 의장측 변호인단은 싱가포르 재판 결과에 대해 “김 회장이 이 전 의장에게 속았다는 기존 주장과 달리, BTHMB 재량의 코인을 무단 판매해 대금을 편취했고 결국 인수대금도 납부하지 못한 방향으로 무게가 기울게 된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한편, 싱가포르에서는 추가로 김 회장의 횡령 및 배임 형사 사건 재판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