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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정부는 이제 진정한 의료개혁에 나서야 합니다’란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국민을 위해 지금의 의대증원 정책을 즉시 멈춰 달라”면서 “오늘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했다. 이어 “교수들은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의대 증원의 객관적인 재검증을 정부에 요구했지만, 정부 태도에는 미동도 없고 제자들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사직서는 우리에게 정부와 대화할 최후의 선택이었다”고 했다. 또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있다”면서 “추락하는 의료를 제자리로 돌릴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방재승 서울대의대 비대위원장은 이날 총회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나 교수 450여 명이 사직서 제출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교수 1400여 명 중 900여 명이 답변을 했고, 절반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직서 제출을 한 사람이 정확히 몇 명인지) 알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배우경 서울대의대 비대위 홍보팀장(교수)은 정부가 전공의(인턴·레지던트) 면허 정지 처분과 관련해 잠정 보유한 것 관련해 “공식적으로 정부와 소통한 것은 없다”면서 “국무총리실에서 서울대병원에 찾아와서 면담했을 때도 대단한 이야기가 없었다”고 했다.
앞서 전국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교수직을 던지고 책임을 맡은 환자 진료를 마친 후 수련병원과 소속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에는 강원대, 건국대, 건양대, 경상대, 계명대, 고려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등 19개 대학이 참여했다. 비대위는 소속 의대들의 사직서를 취합해 대학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전국 40개 의대 대부분이 사직서 제출을 시작했다. 서울아산병원과 울산대병원, 강릉아산병원을 수련 병원으로 둔 울산대 의대 교수들은 재직 교수 767명 중 433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순천향대 의대 교수 233명 중 93명도 교수협의회에서 사직서를 냈다. 충북대병원에서는 교수 100여명 가운데 20명, 의대에선 131명 가운데 3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고대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안암·구로·안산) 전임·임상교수들도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했고 조선대 의대에서도 일부 교수가 사직서를 냈다.
다만,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해도 당장 의료 현장을 떠나는 것은 아니어서 더 큰 혼란에 빠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총리실을 중심으로 ‘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