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파운드화는 이날 장중 5% 가까이 폭락하며 1파운드에 1.0327달러까지 밀렸다. 이는 1985년 이후 37년 만에 최저치다.
이후 낙폭을 줄이며 1.07달러대를 회복했으나, 지난 22일 1.1257달러에 거래를 마쳤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급격한 낙폭을 알 수 있다.
1파운드에 1.03달러대까지 파운드·달러 환율이 밀리면서 옵션 시장에서는 올해 파운드·달러 패리티가 나타날 확률을 약 50%로 올려 잡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 23일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32%였다.
파운드가 급격한 약세를 보이게 된 것은 리즈 트러스 내각이 지난 23일 발표한 감세안 탓이다. 트러스 내각은 소득세 인하, 법인세 인상 철회 등을 통해 2027년까지 450억파운드(약 69조2000억원)를 감세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발표했다. 세금을 감면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더해 쿼지 콰텡 영국 재무장관은 전날 BBC에 출연해 대규모 감세 정책에 대한 시장 반응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추가적인 감세정책을 예고하기도 했다.
제시카 아미르 삭소캐피털마켓의 스트래티지스트는 “파운드화 폭락은 영국에 대한 시장의 신뢰 부족과 재정 능력 악화에 따른 우려를 보여준다”며 “파운드화는 패리티를 간신히 벗어난 수준으로 앞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파운드 가치 추가 하락)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운드 가치가 폭락하면서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오는 11월 1.2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규모 감세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해선 이례적인 수준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