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위협' 사모대출 부실화 공포에…펀드런 도미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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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I 2026.03.12 12:14:11

AI로 SW 잠식되나…사모 신용 공포
모건스탠리·클리프워터 환매 급증에 제한
JP모건은 사모대출 담보 가치 하향 조정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근처 황소상.(사진=AFP)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대출 건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사모대출 펀드 환매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장부가 대비 실제 가치가 낮아지는 상황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점점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와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클리프워터는 최근 사모대출 펀드에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이 몰리자 환매를 제한했다.

클리프워터는 이날 투자자 서한을 통해 대표적인 사모대출 펀드의 1분기 환매 비율을 7%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는 투자자들이 전체 지분의 약 14%에 달하는 자금의 환매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해당 펀드는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모대출펀드 가운데 두 번째로 큰 330억달러(약 48조 8000억원) 규모다. 이 펀드는 분기마다 일정 비율의 환매를 허용하는 기간환급형(인터벌 펀드) 구조로,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자금을 회수하려 할 경우 대응에 한계가 있다. 스티븐 네스빗 클리프워터 최고경영자(CEO)는 해당 서한에서 “성과는 여전히 강하다”면서 “7% 환매 비율은 규제상 허용되는 최대치”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도 자사 사모대출 펀드(North Haven Private Income Fund)의 환매를 지분의 5%로 제한했다. 해당 펀드는 약 80억달러(약 11조 8400억원) 규모 자산을 운용한다.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 규모는 약 10% 수준이었으나 모건 스탠리는 투자자들이 요청한 금액의 절반에 못 미치는 약 1억 6900만달러(약 2501억 2000만원)만 환매 처리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 펀드는 투자자에게 정기적인 유동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사모대출 자산의 낮은 유동성 특성을 반영하도록 설계됐다”면서 자산 수익률 하락, 인수합병(M&A) 시장의 불확실성 등 사모대출 산업 전반이 직면한 어려움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모건스탠리는 이러한 압력 중 일부는 곧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사모대출 부실화 위험 우려로 최근 해당 자산 투자 펀드들에 대한 환매 요청이 급증하는 추세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은 자사 비상장 신용펀드(BCRED)가 올해 1분기 전체 자산의 7.9%에 달하는 환매 요청을 받자 이를 전부 수용했다.

이처럼 대부분 펀드들이 투자자들의 요청에 따르고 있으나 환매 제한 조치를 취하는 곳도 적지 않다. 사모대출 전문 운용사인 블루아울캐피털은 쏟아지는 환매 요청에 ‘블루아울캐피털코퍼레이션Ⅱ(OBDCⅡ)’의 환매를 제한했고, 블랙록도 지난주 HPS 기업대출 펀드에 대해 투자자들이 지분의 9.3%를 환매 요청하자 환매 비율을 5%로 제한했다.

현재 미국 사모대출 시장 규모는 1조 8000억달러(약 2660조원)로 추정된다. 월가는 블루아울을 비롯한 사모대출 업체들이 일부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가치를 지나치게 고평가한 것은 아닌지 주목하고 있다. AI 발전 및 도입으로 일부 소프트웨어 기업의 경쟁력과 기업 가치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앤스로픽, 클로드 등 AI 기업들이 발전된 AI 모델을 잇따라 선보이자 기업들이 굳이 비싼 돈을 내고 소프트웨어를 쓸 이유가 없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같은 기간 1% 밀리는 데 비해 미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라클, 세일즈포스 등이 연초 이후 20% 안팎으로 급락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 가치가 하락할 경우 대출 자산 가치가 떨어질 수 있고 이는 사모대출 펀드의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업계의 부실 우려를 반영해 미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이들 기업에 돈을 빌려준 사모대출 펀드의 담보자산 가치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담보자산 가치 하락은 이들 펀드들의 대출 한도에 영향을 준다. 다만 아직까지 이 조치는 소수의 차입자에게만 영향을 주며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을 촉발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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