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페타시스(007660)는 지난 8일 이사회에서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시설자금 2500억원과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3000억원 등 총 5500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이는 고다층 PCB(MLB) 수요 급증에 선제 대응하면서 신사업 진출을 통한 단일사업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한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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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수페타시스는 8일 이사회에서 4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와 5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을 모두 의결했으나 신규 투자 공시는 시간외 단일가 매매 중인 오후 4시 55분에, 유상증자 공시는 시간외 단일가 매매 종료 이후인 오후 6시 44분 공시했다. 이에 일각에선 호재는 시간외 단일가 매매 시간에, 악재는 그 이후에 밝히는 방식의 공시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수페타시스는 시설자금 2500억원을 PCB 부문 수요 대응에 모두 사용할 예정이다. 이수페타시스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관련 PCB 기술 변화 대응을 위한 시설 투자로 전방 수요 증가에 선제 대응할 것”이라며 “PCB 부문 총 시설투자금액은 약 4000억원으로, 이중 약 2500억원을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3000억원은 제이오 인수에 활용한다. 회사 관계자는 “다수 투자자로부터 PCB 사업에 집중된 단일 포트폴리오에 대한 우려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문의가 지속됐으며, 내부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검토한 결과”라며 “신사업 검토 중 다양한 산업에서 핵심소재로 활용되는 CNT라는 아이템에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CNT 도전재는 2차전지 등에 사용되는 부품으로, 이수페타시스는 CNT 시장이 급성장하리라고 보고 있다. CNT는 2차전지와 반도체·디스플레이·항공·ESS 등 에너지 밀도와 열 관리가 중요한 분야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해 다양한 부품·소재로 활용할 가치가 크리란 전망이다. 제이오는 세계 유일의 CNT 제품 풀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이수페타시스 측 설명이다.
또 이수페타시스는 기존 PCB 사업 역량 강화에도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수페타시스는 지난 9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하이엔드 저조도 동박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지난달 이사회에선 태국법인과의 전략적 제휴 목적 법인 설립을 통해 해외 생산기지(ISU-APEX)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수페타시스의 MLB 기술은 차세대 네트워크 장비와 같은 고성능 전자 시스템에서 높은 데이터 전송 속도와 신호 안정성을 보장하는 다층 회로 구조로 설계돼 있으며, 이는 신호 간섭과 전력 손실을 최소화해 고속 통신 환경에서 높은 신뢰성과 데이터 처리 효율성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수페타시스는 안정적인 전력 관리와 열 축적 문제를 CNT의 높은 전도성과 경량성으로 해결하고자 CNT를 활용한 다양한 소재 개발 등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기존 PCB 제조를 넘어 고성능 네트워크 솔루션을 제공하는 신사업 영역으로의 확장이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수페타시스는 이번 유상증자와 관련해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유상증자 배경과 목적, 주요 사업의 현황과 전망 등을 설명하는 IR 활동도 진행할 계획이다. 오는 11일엔 KIS Global Investors Conference에 참가한 뒤 14일엔 애널리스트 대상 2024년 3분기 경영실적 리뷰 온라인 미팅, 21일엔 Citi Korea Investors Conference 참가 등이 예정돼 있다.
한편, 이수페타시스는 이날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소식에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수페타시스는 전 거래일 대비 7200원(22.68%) 하락한 2만 45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는 23.62% 하락한 2만 4250원에 거래돼 52주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