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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징후' 알고도 열차 통제 안 했나…`서소문 고가 붕괴` 압수수색(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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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림 기자I 2026.05.29 10:34:03

경찰, 서울시·흥화건설 등 7개소 압수수색
부실대응 및 안전의무 위반 집중 수사할듯
고가 붕괴 직전까지 승객 탄 KTX 열차 통과
숨진 작업자 추락방지용 구명줄 미착용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지난 26일 발생한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사흘 만에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사고의 책임 소재와 더불어 사고 당일 교량 침하를 발견하고도 고가 아래 철로를 통제하지 않은 채 열차를 운행한 경위를 집중 규명할 방침이다.

28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 주변이 통제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29일 오전 9시부터 철거 공사 발주처인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를 비롯해 시공사인 흥화건설, 현장 사무실 등 총 7개소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에는 수사관 33명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 20명 등 총 53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발주처와 시공사의 부실 대응 및 안전 의무 위반 여부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우선 경찰은 사고 당일 고가 붕괴 징후를 발견하고도 12시간 동안 고가 아래 철로를 통제하지 않은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사고 당일 새벽 교량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거더가 29㎜ 내려앉는 침하 현상이 발견됐으나, 붕괴 직전까지 KTX를 포함한 승객 탑승 열차 59대가 이 구간을 통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가가 무너지기 5분 전에는 승객 42명이 탑승한 KTX 열차가 고가 아래를 통과했고, 사고 1분 30초 전에는 무궁화호 열차가 이 구간을 지나는 등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서울시와 시공사가 침하 현상을 발견한 즉시 관계기관에 보고해 열차 운행 중지 등의 조치가 이뤄지도록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전조치 미비와 무리한 현장 진입 지시 여부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사고 당시 안전진단을 하다가 사망한 현장관리소장과 감리단장, 구조기술사 등은 작업자 추락방지용 구명줄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흥화건설의 안전관리계획서에는 철거 작업 시 구명줄을 연결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으나, 점검자들은 안전모와 방진복, 장갑 정도만 착용한 채 현장에 진입했다.

경찰은 이미 침하가 발생해 위험 조짐이 있었던 만큼 현장에서 추락 방지 대책이 제대로 공유되고 지휘·감독되었는지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공사를 중단할 만큼 긴박한 상황에서 구조물 붕괴 위험성을 간과한 채 관계자들을 내부로 진입시킨 과정에 과실이 없었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이번 강제수사에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들이 동행한 만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도 진행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경찰과 함께 중처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는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6일 오후 2시 33분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무너져 현장 작업 관계자 등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현재 서울경찰청은 백승언 광역수사대장을 팀장으로 광수대 중대재해수사계, 서울청 과학수사팀, 관할경찰서 형사팀 등이 참여하는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총력 수사에 나섰다. 노동부 또한 15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꾸렸으며, 서울서부지검도 영장 신청 단계부터 협력하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면밀히 분석하여 이번 사고의 원인과 책임소자를 명확히 규명하는 등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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