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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휴전합의 파기…"전쟁 등 나쁜 선택지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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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7.09 10:59:48

전면전·항구봉쇄·끝없는 교전…모두 큰 대가 필요
핵·미사일 비켜간 14개항 급조 MOU가 화근
"합리적" 극찬하다 "쓰레기"…부동산식 오판
11월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에 정치적 부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관계를 다시 적대로 되돌리면서, 그에게는 전면전, 항구 봉쇄, 끝없는 저강도 교전이라는 선택지만 남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나같이 대가가 크고 출구도 없는 ‘나쁜 선택지’들이어서 궁지에 몰렸다는 진단이다. 특히 전면전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마저 크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마코 루비오(오른쪽)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가운데) 국방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마코 루비오(오른쪽)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가운데) 국방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AFP)
전면전·항구봉쇄·끝없는 교전…나쁜 선택지만 남아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양측이 공습을 주고받은 뒤 튀르키예 앙카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이란 원유 수출 거점인 카르그섬 장악, 사회기반시설·담수화 시설 공격 등 대규모 군사작전을 위협했다.

이 가운데 담수화 시설 공격은 현실화할 경우 전쟁범죄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이란과의 전쟁을 재개하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다만 그는 과거에도 위협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은 적이 많고, 이날도 전면전 복귀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NYT는 부연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은 카드가 하나같이 나쁘다는 점이다. 우선 전면전은 국내 지지가 거의 없는 데다 막대한 비용이 든다. 미 국방부는 이미 초기 작전 비용으로 700억달러(약 105조원)를 의회에 요청했고, 비용은 매주 늘고 있다. ‘4~6주면 끝난다’던 초기 백악관 예측과 달리 분쟁이 길어질수록 애초 목표의 완전한 실패가 된다.

다음으로 이란 항구 봉쇄 재개는 미군의 상시 주둔이 필요한 데다, 과거 시행 때도 이란 경제가 붕괴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전쟁도 평화도 아닌’ 교착은 전쟁 전 하루 130여척이 오가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급감한 채 굳어지는 상태다. 에너지 시장은 이미 어느 정도 이 상황에 적응했다.

리처드 폰테인 신미국안보센터(CNAS) 최고경영자(CEO)는 “견디기·확전·합의라는 모든 선택지가 저마다 다른 이유로 매력적이지 않다”며 “냉전과 저강도 열전 사이의 긴 진동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저강도 보복전과 다급한 중재 외교, 취약한 휴전, 또 다른 공습이 반복되는 ‘관리된 불안정’이 기본값이 됐다는 것이다.

“핵·미사일 비켜간 급조 MOU가 화근”

NYT는 문제 상당수가 휴전 합의 자체에서 비롯됐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합의든’ 성사를 선언할 수 있도록 14개 문단으로 급조된 양해각서(MOU)가 핵심 쟁점을 대거 비켜갔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최대 명분이던 ‘핵무기급에 가까운 핵연료 비축분’ 문제는 훗날 협상으로 미뤄졌고, 이스라엘이 가장 중시한 미사일 전력은 아예 빠졌다. 레바논 휴전에 기댔지만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서명자가 아니었고, 수개월 교전으로도 못 푼 문제들에 60일이라는 비현실적 시한만 못 박혔다.

게다가 이 MOU 자체가 이란 요구 쪽으로 상당히 기울어 있어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고, 행정부는 문서에 적힌 조건이 전체 합의를 다 반영한 것은 아니라며 그 의미를 축소하려 했다. 특히 MOU는 이란, 그중에서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 호르무즈 해협 통항 통제권을 일부 넘긴 것으로 평가된다.

케빈 도니건 전 미 해군 중장은 “혁명수비대가 해협 통제권을 자신들의 주권적 권리라고 선언하고 있다”며 “그것이 그들의 핵심 카드인 만큼, 자신들이 정한 항로를 벗어난 선박의 통항을 계속 방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식 셈법으로 오판…결국 자기모순

NYT는 이런 조급함의 뿌리로 트럼프 대통령의 부동산 사업가 시절 사고방식을 지목했다. 이란이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의 혁명 이념보다 경제적 이익을 앞세울 것이라고 가정했다는 것이다. 그 전제가 빗나가면서 핵프로그램은 물론 미사일 전력, 테러조직 지원, 자국민 탄압까지 얽힌 좀처럼 풀리지 않는 교착만 남았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피살된 아야톨라의 아들인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등 새 지도부를 “합리적”이라 치켜세우며, 이들이 경제적 이익 때문에 해협을 열고 핵 비축분을 희석할 것이라고 봤다. 지난달 스위스에서 MOU에 서명한 JD 밴스 부통령도 “혁명수비대 관료들까지 47년간 미국과 거래해온 방식이 잘못됐다고 인정하는 것을 보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지도부를 “쓰레기” “상대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불렀다. 이스파한 지하의 60% 농축 핵물질을 두고도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깊어 이미 확보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를 파내려 오래 훈련해온 특수부대 투입의 필요성을 일축했다.

이는 2월 개전 직후 내세운 ‘임박한 위협’ 명분과 어긋날 뿐 아니라, 핵연료가 이미 묻혔다면 애초에 왜 전쟁을 벌였느냐는 근본적 물음마저 남긴다고 NYT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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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 트럼프 “휴전 끝” 발언 이후…美·이란, 이틀 연속 충돌 - "번번이 끌려다녔다"… 트럼프는 어떻게 이란을 오판했나 - "어찌될지 알면서 이란 협정 파기…트럼프, 경제 갖고 불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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