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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들은 이날 “탈레반이 미국 또는 제3국 국적을 가진 200명이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을 통해 비행기로 이날 아프간을 떠나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만약 출국이 실제로 이뤄지게 되면 지난달 미군이 철수를 완료한 뒤 아프간에서 항공편으로 대규모 출국이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AP통신은 카타르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카타르항공 비행기가 구호품을 싣고 이날 오전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착륙했다”며 “이 비행기가 곧 미국인 100~150명을 포함한 서방국 국적자들을 태우고 나올 계획”이라고 전했다.
WP는 카불에 있는 외교관들 말을 인용해 “이날 비행기 탑승자 명부에 아프간인 211명이 올라있다”며 “이들은 아프간과 미국·영국·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캐나다·우크라이나 등의 국적을 동시에 가진 이중국적자”라고 설명했다. 이들 가운데 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은 약 30명 정도로 전해졌다. WSJ에 따르면 이날 아프간을 출국하는 이들을 태워 나오는 데는 카타르항공 보잉 777기가 투입된다.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운영이 재개되도록 지원해온 카타르의 무틀라크 빈 마제드 알 카흐타니 반테러 특사는 “카불 공항이 (다시) 운영된다는 점에서 아프간에 역사적인 날”이라며 “공항이 서서히 재개장되길 원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아프간을 출국하는 이들이) 모두 항공권과 탑승권을 가졌다”라면서 “(이들이 타는 여객기는) 상업기나 전세기라고 부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 카타르 관리도 “공항운영이 90% 준비됐고 점차 재운영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카타르 관리는 “이날 아프간을 출국하는 이들을 태운 여객기는 탈출기가 아닌 정기운항편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블룸버그는 이날 아프간에서 미국인 등 외국인들이 출국한다는 보도에 대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블룸버그에 “카타르와 바레인에서 구호품을 실은 비행기 2기가 카불에 착륙했다”며 “이 비행기들이 어떤 외국인도 데리고 나갈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