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 3배까지…“확인되지 않는 부분도 많아”
1일 ‘10대 그룹 총수일가의 미등기 임원 등재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10대 그룹 소속의 상장기업은 총 106개사이나 총수가 등기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곳은 총 9개사(8.5%)에 불과했다. 83개사(78.3%)는 총수가 직책이 없음에도 총수의 실질적인 지배력을 하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총수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곳은 총 14개사(13.2%)였다.
김남은 대신지배구조연구소 팀장은 “기업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총구사 등기 임원으로 등재되지 않는다면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법적 책임을 회피할 우려가 있다”면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미흡한 한국의 경영환경과 총수가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과정에서 배제될 수 없다는 측면을 고려할 때 지배주주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총수가 등기 임원으로 등재되지 않는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보수를 전문경영인과 비교한 결과 전문경영인을 상회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보고서 공시 중 ‘임원의 보수 현황’은 개인별 보수가 5억원 이상인 임직원 중에서 상위 5명의 개인별 보수지급금액을 기재하고 있어 해당 범위를 벗어나는 총수일가의 보수 내역은 확인이 되지 않았다.
◇ 총수일가 미등기 임원 재직 CJ 가장 많아
기업별로 살펴보면 CJ(001040)그룹은 총수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사례가 가장 많은 17건이 발견됐음에도 총수 본인이 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사례는 없었다. 총수일가 5명이 모두 미등기 임원이었다.
특히 이재현 회장은 미등기 임원임에도 CJ로부터 67억1700만원을 받았다. 20억원을 받은 CJ 등기 임원 김홍기 대표이사의 보수 보다 3.3배 더 많은 금액이다. 이 회장은 역시 미등기 임원으로 있는 CJ제일제당(097950)과 CJ ENM에서도 각각 대표이사 보수 보다 1.2배, 2.4배 많은 28억원, 28억6200만원을 받았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도 미등기 임원으로 있는 CJ ENM에서 허민호 대표이사의 보수 보다 2.5배 많은 29억76000만원을 수령했다. 공시상 CJ그룹 미등기 임원인 총수 일가가 CJ그룹으로부터 받은 작년 보수는 총 153억5500만원에 달한다.
신세계(004170)그룹 총수일가도 모두 미등기 임원으로, 일부는 전문 경영인 보다 1.3~2.1배에 달하는 보수를 챙겼다. 미등기 임원인 총수일가가 그룹으로부터 받은 총 보수는 총 151억2400만원이었다.
롯데와 현대차(005380)그룹의 미등기 총수일가는 전문경영인 대비 1.5~1.9배 보수를 받았다. SK(034730)와 GS(078930) 한화(000880) 현대중공업그룹 총수일가 개인별 보수는 5억원 이상인 임직원 중 상위 5명의 범위를 벗어나 보수 내역 확인이 불가했다.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은 수년째 무보수 경영 중이며, LG그룹은 총수일가의 미등기 임원으로서 경영 참여 현황이 발견되지 않았다.
김남은 대신지배구조연구소 팀장은 “공시 기준에 ‘총수일가’의 범위를 정하고 그 범위에 해당하는 개인은 상위 5명에 제한 없이 모두 공개하도록 개정한다면 총수일가의 사익편취를 경계하는 관점에서 더욱 완결성 있는 정보가 제공될 것”이라면서 “사업보고서 내에서 총수일가를 구분하는 용어도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