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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순원 김범준 기자] 올해 금융권은 혁신성장과 리스크 관리, 미래 먹거리 발굴 등을 화두로 제시했다. 침체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첨병 역할을 하면서도 불확실성이 커진 경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혁신성장 지원 한목소리
금융당국 수장들과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은 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 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이런 내용으로 한목소리를 냈다.
먼저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올해는 금융 혁신을 가속화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면서 “전통 주력 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고 산업 구조가 고도화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이 앞장서 혁신 기업이 창업부터 성장단계에 이르기까지 모험, 혁신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하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그는 “담보가 부족해 자금 흐름이 왜곡되는 일을 최소화하고 금융업이 독과점적 구조에서 벗어나 경쟁적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데 앞장서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창의적이고 유연한 규제 환경을 구현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올해 금융권의 최대 과제는 혁신 성장 지원”이라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윤 원장은 “지금 시점에서 우리나라 금융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자금중개라는 금융 본연의 기능을 보다 효율적이고 혁신적으로 수행해 경제의 혁신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금감원도 튼실한 금융감독으로 이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경제 불확실성 커져‥리스크 대비 철저
금융권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위험대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세계시장에서 경기둔화 움직임이 뚜렷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우리 금융시스템의 취약부문을 재점검하고 건전성과 복원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원장도 “세계 경기둔화, 통상 마찰, 가계부채 등 대내·외 불안 요인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면서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위험 요인은 없는지 점검하고 건전성 유지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함영주 하나은행장도 “올해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분야가 위험대비”라고 말했다.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도 “어느해보다 리스크 크다”며 “위기를 기회를 만들려 노력하겠다”고 했다.
◇M&A통한 미래 먹거리 발굴
금융권은 혁신성장을 지원하는데 역량을 집중하면서도 미래 먹거리 발굴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인수·합병(M&A) 시장에 좋은 매물이 나오면 (인수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매물로 나온 롯데손보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은행 중심의존도를 낮추고 손해보험업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어서다. 김지완 BNK금융지주회장도 롯데손보를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쇄신보다는 원신한(One Shinhan) 확장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그룹사가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이는 ‘원 신한’ 전략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올 3월 교체되는 위성호 행장과 만나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지난해 조 회장은 위 행장을 전격 교체하기로 결정하고 후임에 진옥동 행장을 선임했다. 이후 조 회장과 위 행장의 불화설이 불거졌는데 원만하게 인수인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도 “지주사 전환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면서 올해 본격적으로 뛸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우리금융지주는 11일 은행을 포함한 자회사와 지주 간 주식이전을 통해 공식 출범한다. 공식 출범식은 오는 14일에 열린다.
신년사에서 M&A와 글로벌 사업 확대를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던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인수대상을 묻는 질문에 “신년사를 통해 말을 다 했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