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남성 중심으로 백골단 구성
한남동 화력 집중…광화문·헌재 집회 잠정 중단
尹 탄핵 촉구 측, 철야 천막 농성 돌입
양대노총 한남동 집회 가세로 규모 커질 듯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둔 가운데 탄핵 찬반집회가 과격해지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 지지자 일부가 ‘백골단’을 구성하며 물리력 행사를 불사하겠다는 뜻도 내비치고 있다. 여기에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측에선 윤 대통령 체포 때까지 천막농성에 돌입하겠다며 강경한 태세를 보이고 있어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 아침 전국 최저기온이 -24.5도, 수도권 -16.1도까지 떨어지며 올겨울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9일 오전 보수단체 회원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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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는 한파에도 불구하고 탄핵집회가 열렸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 이후 철야농성까지 더해지면서 집회는 24시간 열리고 있다. 며칠씩 집회 현장에서 머무는 참가자들도 있다. 보수단체 집회에 참여한 한 참가자는 “윤 대통령을 언제 체포할지 모르기 때문에 어제부터 집회에 참여해 밤을 새웠다”고 말했다.
보수단체는 2030대를 중심으로 ‘백골단’을 구성했다. 이들 대다수는 군복무를 마친 남성들로 한남동 관저촌 진입로 검문소를 중심으로 ‘감시·정찰’을 할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 6일 새벽 한남초등학교 인근에서 길목을 지키기도 했다.
백골단은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처음 등장했다. 1980년대 모집된 사복체포조인 백골단은 대부분 무술 유단자와 특전사 출신으로 구성됐으며, 흰색 헬멧에 청색자켓을 입어 백골단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잔혹한 진압 방식 탓에 공포의 대상이었다. 이번에 구성된 ‘백골단’ 역시 이를 염두에 두고 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는 관저 집회에 화력을 집중키로 했다. 이에 따라 광화문과 헌법재판소 집회는 잠정 중단한다.
|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김건희체포단 회원들이 윤석열 체포 무기한 철야농성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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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단체도 세력을 키우며 맞불 대응에 나섰다. 한국노총은 오는 10일부터 대통령 관저 앞에서 조합원 대의원 결의대회를 열고 천막농성에 돌입한다. 전체 단위노조 대표자와 상근간부, 조합원은 10일 오후 5시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집결해 조합원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체포영장 재집행 시까지 천막농성 투쟁에도 들어간다. 참여연대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1549개 시민사회노동단체가 참여하는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주최 집회에도 합류한다. 결의대회 전 체포영장을 집행할 시 노총 지도부는 그 즉시 관저 앞으로 집결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주말 민주노총은 대통령 관저 앞에서 1박2일 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시민사회단체 및 일반 시민들이 집회에 동참하면서 집회가 3박 4일로 연장됐다. 민주노총에 이어 한국노총이 지원사격에 나서면서 탄핵 찬성집회의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탄핵집회가 장기화하면서 참여자들 간 신경전도 거칠어졌다. 최근 한강진역 인근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여성이 ‘탄핵 찬성’ 피켓을 든 여성에게 다가가 뺨을 때리는 영상이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