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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헌재 인근 상인들은 임시 휴업을 택하고 있다. 몇몇 자영업자는 이날부터 일찍이 문을 닫은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다음주 운영을 재개한다며 공지문을 써 붙인 가게도 눈에 띄었다. 북촌에서 30년을 장사했다는 한 식당 주인 역시 금요일에 휴업 공지를 내걸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선고날에는 다 통제를 해서 종업원들이 가게에 올 수 없다”며 “이 일대가 다 쉬어서 경찰들도 근처에서 도시락을 싸 온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상인들은 선고 당일 시위가 과격해 질경우 영업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기도 했다. 50대 박모씨는 “으쌰으쌰하면서 자기 의견을 밝히는 건 상관없지만 제발 사고는 안 났으면 좋겠다. 박근혜 탄핵일에 헌재 앞에서 사람이 다쳐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고 얼굴을 구겼다. 김모(40)씨 역시 “너무 위험하니 당일에 장사하지는 않을 텐데 매출 때문에 걱정”이라며 “원래 오후 9시까지 운영했는데, 탄핵심판 시작하고는 3시까지만 운영하게 돼서 이미 매출이 많이 줄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인근에 터를 잡은 주민들은 소란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서촌 효자동에 거주하는 이모(35)씨는 “출퇴근이 힘들 것 같아 미리 연차를 내고 고향 본가로 가기로 했다. 도망가는 것 같아서 아쉽다”고 했다. 김모(42)씨는 “시위대가 폭력적으로 대립할까 봐 걱정된다. 가족이 주말에 방문할 예정인데, 아예 새벽에 와야 한다고 미리 단단히 일러뒀다”고 밝혔다.
근처에 회사가 위치한 직장인도 출퇴근길 안전을 걱정했다. 탄핵 선고일 회사에 출근한다는 정모(30)씨는 “어제도 길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지나서 퇴근을 해야 했다”라며 “당일에는 뭘 집어던질지 몰라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어떤 집회 참가자는 젊은 여성한테만 화를 내기도 한다. 약해 보이는 사람들을 골라서 공격할 텐데 출퇴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