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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가입자 20만명 감소…성장에 ‘빨간불’
넷플릭스는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유료 가입자가 전분기대비 20만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줄어든 건 2011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비스를 중단한 러시아에서 가입자 70만명이 감소했으며, 북미 지역에서 60만명이 줄었다. 한국, 일본,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신규 가입자가 110만명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당시만 해도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유료 가입자가 250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추정치는 270만명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가입자 수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예상치 못한 러시아에서의 감소분을 제외해도 50만명 증가로 예상치의 5분의 1수준이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넷플릭스의 신규 가입자 수는 828만명이었으며, 전년동기인 지난해 1분기엔 400만명이었다.
신규 가입자 수가 감소하면서 매출액도 예상치를 밑돌았다. 넷플릭스의 1분기 매출액은 77억8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79억3000만달러)에 다소 못 미쳤다. 다만 주당순이익은 3.53달러로 전망치(2.89달러)를 웃돌았다.
더 암울한 것은 넷플릭스가 2분기에는 가입자 감소 폭이 2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는 점이다. 회사측에서 당분간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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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OTT 뛰어들어…‘공짜손님’ 계정공유도 문제
유료 가입자 2억2000만명, 세계 1위의 OTT 기업인 넷플릭스의 성장세 둔화는 비단 한 회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스트리밍 업계 전체의 현 주소를 보여준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당장 넷플릭스가 상반기 부진을 겪고 있는 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19 특수 실종, 인플레이션 심화 등의 대외적·일시적인 요인도 작용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업계의 경쟁 심화와 계정 공유 등에 따른 신규 가입자 둔화세가 문제다.
우선 아마존, 월트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애플 등 콘텐츠 기업은 물론 정보기술(IT) 기업들까지 모두 OTT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급격히 ‘레드오션’으로 바뀌었다. 한 가입자가 여러개의 OTT 서비스를 구독한다고 해도 업체가 늘어나면 가입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가격 경쟁과 마케팅 비용 지출 등으로 수익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트리밍 옵션이 늘면서 소비자들이 더욱 가격에 민감하게 졌다”며, 훌루와 HBO맥스 등이 광고가 나오는 더 저렴한 옵션을 제공하는 이유라고 전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 경영자(CEO)는 성장세 둔화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계정공유 관행을 지목했다. 한 가정 내의 구성원들이 한 개의 아이디를 공유할 수 있도록 도입한 시스템이 지인 혹은 따로 사는 가족과의 계정공유로 활용되면서 신규 가입자 증가에 제동이 걸렸다는 것이다. 잠재적인 신규 가입자들이 기존 가입자와 아이디를 공유하면서 2명 혹은 4명이 1명분의 구독료만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넷플릭스는 1억가구 이상이 무단으로 아이디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수혜가 끝나고 있다는 점은 외부 요인 중에서는 가장 큰 도전 요소다. 넷플릭스측은 “코로나19 사태는 2020년 성장률을 크게 높이면서 전체 그림을 바꿔놨다. 올해 성장 둔화의 대부분은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재택근무와 격리·봉쇄조치가 확산하면서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OTT가 특수를 누렸으나 전염병 사태가 잦아들면서 외부활동 증가가 예상되는 올해는 역(易)기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