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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 테슬라·엔비디아…2년여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

김윤지 기자I 2025.03.11 15:46:57

테슬라, 사상 최고치 대비 54% 고꾸라져
관세·AI 열풍 지속 불확실성에 머스크 반감까지
"트럼프 정책, AI 혁명 흐름 못 바꿔" 낙관론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한 가운데 테슬라(-15.43%), 엔비디아(-5.07%), 애플(-4.85%) 등 기술주가 급락을 주도했다.

테슬라 주가 추이(그래픽=이미나 기자)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4% 하락한 1만7468.32에서 마감했다. 2022년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패닉 셀링’으로 이어졌는데, 투자자들이 에너지, 소비재 등 경기방어주에 관심을 돌리면서 랠리를 주도했던 기술주 투매가 쏟아졌다. 관세 불확실성에 더해 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지출이 지속 가능할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15% 넘게 미끄러지며 2020년 9월 8일(-21.06%) 이후 일일 기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2월 17일 종가 기준 479.8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54% 가까이 하락해 8000억달러(약 1165조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에 따른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활동 리스크, 테슬라 판매 부진 등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실세’인 머스크 CEO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 테슬라 신차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종전 259달러에서 22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UBS는 “테슬라 주요 이슈는 AI로, 이 분야에서 진전은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이는 장기적인 성장 동력이나 이미 테슬라 주가에는 이런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 전기 자동차 충전기(사진=로이터)


이날 애플도 지난 2022년 9월 29일(-4.91%) 이후 일일 기준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씨티그룹은 애플과 관련해 음성 비서 ‘시리’의 AI 기능 출시가 지연돼 아이폰 판매 증가 기대감이 사그라들고, 애플이 현재까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관세 면제를 받지 못해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엔비디아의 AI 칩을 제조하는 대만 TSMC의 호실적 등으로 AI 칩에 대한 여전히 강한 수요를 확인했으나 엔비디아 주가 하락은 막지 못했다. 올 들어 엔비디아는 22.65% 하락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인 낙관론자인 웨드부시증권의 대니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에게 기술주 투자를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안정적인 관세 정책을 필요로 하지만 이런 부분들은 앞으로 몇 달 안에 명확해질 것”이라면서 “이것들이 수년간 AI 혁명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저점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나온다. 멜리우스 리서치는 “가격이 하락한 엔비디아와 AI 반도체 및 하드웨어 분야의 몇몇 기업들을 매수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엔비디아의 향후 12개월 예상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는 24.2배로, 과거 5년 평균치인 40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멜리우스는 “관세 등이 명확하지 않아 단기적으로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글렌메데 전략가들은 “주요 기업들과 기술주들이 비록 사상 최고치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상당한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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