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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후 가격 뚝뚝…中 전기차, 중고차 시장선 ‘찬밥’

이명철 기자I 2025.01.24 15:52:24

中 보상판매 힘입어 작년 중고차 시장도 성장
가격 전쟁에 중고차 시세 하락, 딜러사들 울상
신에너지차, 품질 우려·감가상각에 선호도 낮아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경기가 침체된 상태지만 보조금 지급에 힘입어 자동차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보상판매가 활발해지면서 작년 중고차 시장 규모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의 경우 신차 할인 경쟁 여파로 제대로 된 중고 가격을 받지 못하는 등 혼선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저장성 진화에 위치한 전기차 공장에서 트레일러가 전기차 운송을 준비 중이다. (사진=AFP)


24일 중국 자동차딜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거래량은 전년대비 6.5% 증가한 1961만4000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고차 거래액은 1억3000만위안이다.

중국의 중고차 거래가 증가한 이유는 기존에 보유한 차를 새로운 차로 바꿀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 정책 영향이 크다. 실제 지난해 9월 자동차 교체·갱신 보조금을 전국으로 확대한 후 4분기 중고차 거래는 전년동기대비 9.7% 증가하며 정점을 찍었다.

딜러협회의 루광즈 정보부 부국장은 “폐차·갱신에 대한 보조금 정책과 자동차 보상판매 정책에 힘입어 중고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중고차 연식도 점차 낮아지는데 이는 중고차 소비 개념이 점차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해 월별 평균 중고차 가격을 보면 2월 6만9600위안(1371만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떨어지기 시작해 11월에는 6만3900위안(1259만원)까지 내려갔다.

중고차 시세가 하락하는 이유는 신차 자체 가격이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은 “2022년 하반기부터 내연기관차와 신에너지차 가격 전쟁이 이어지면서 많은 브랜드 제품가격이 크게 하락해 일부 모델은 중고차 시세보다 낮아지고 있다”며 “지난해 가격 경쟁이 확산하면서 중고차 시세도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몇 년간 중고차의 재고 기간은 길어야 한달 정도였으나 2023년무렵부터 50일을 넘기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고 현지 딜러는 전했다. 지난해 11월 평균 재고 기간은 48일이다.

중고차 재고 기간이 늘어나면 그만큼 비용을 더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딜러 입장에서는 시세를 낮출 수밖에 없게 된다.

딜러협회에 따르면 상위 100대 중고차 딜러 중 지난해 총이익률이 10% 이상인 회사는 4개에 그쳤다. 총이익률 4~6%인 회사는 49개로 가장 많고 4% 미만인 회사도 29개에 달했다.

중고차에 신에너지차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중고차 시세 하락에 영향을 준다. 지난해 신에너지차 중고차 거래량은 사상 처음 100만대를 돌파하며 전체 시장에서 비중이 커지고 있다. 다만 중고차 딜러들은 신에너지차에 대해 아직 신중한 편이고 테슬라 같은 유명 브랜드만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신에너지차의 품질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에너지차의 감가상각도 크다. 제일재경은 신에너지차는 구입 후 3년이 지나면 가치가 50% 미만이고 일부 모델은 1년 만에 50% 가량으로 떨어지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반면 내연기관차는 구입 3년이 지나도 대부분 가치 50% 이상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중고차 경매·유통 서비스 플랫폼인 SG-Auto는 최근 발표한 올해 중국 중고차 산업 전망을 통해 올해 중고차 거래는 처음으로 2000만건을 넘겠지만 가격 할인 경쟁이 지속되면서 중고차 가격은 꾸준히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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