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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에 해외진출 확대까지…하이트진로·롯데칠성 눈높이↑

이후섭 기자I 2023.11.30 16:59:43

4분기 영업이익 최대 200%↑…수익성 개선 기대 커
하이트진로, 맥주 마케팅 비용 줄고 출고가도 인상
롯데칠성, 신제품 효과에 필리핀펩시 실적 반영 시작
해외진출 모멘텀도 본격화…필리핀·베트남 현지 생산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지난 3분기 실적 선방에 성공한 하이트진로(000080)롯데칠성(005300)음료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신제품 출시와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면서 올해 4분기에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는 해외 진출 확대가 본격화되면서 실적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4월 출시한 맥주 ‘켈리’(왼쪽)와 롯데칠성음료가 이달 선보인 ‘크러시’.(사진=각 사)
◇4분기 영업이익 최대 200%↑…가격 인상에 신제품 효과

30일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4분기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최대 전년동기대비 200%, 롯데칠성음료는 50% 넘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이트진로는 소주·맥주 출고가 인상과 맥주 마케팅 비용 감소 영향에 힘입어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달부터 소주 ‘참이슬’ 출고가 7%, 맥주 ‘테라’·‘켈리’는 6.8% 인상했다. 이를 통해 연간 700억~8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 하이트진로가 지난 4월 선보인 켈리가 선전하면서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켈리는 지난 3분기 6.7%의 점유율로 카스, 테라, 아사히 등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은 마케팅 비용 증가로 1분기 35억원 영업손실에서 2분기 106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으나, 3분기에는 4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켈리의 시장 조기 안착으로 인한 영업 레버리지 효과까지 더해지며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소주와 맥주의 매출액 구성을 감안하면 각각 5.5%, 6.0% 정도의 가격 인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연간 매출액 1조원 규모의 ‘필리핀펩시’ 실적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는 효과가 크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필리핀펩시의 올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500억원, 3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최근 출시한 신제품 ‘크러시’ 효과도 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알코올 도수 4.5도의 크러시는 하이트진로가 3년 만에 선보이는 맥주 신제품으로, 새로움을 추구하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를 모델로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MZ세대 공략에 나섰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류 시장에서는 신제품이 나오면 일단 시도해보는 Z세대가 늘어났고 참이슬·진로, 처음처럼·새로, 테라·켈리 등과 같은 투트랙 전략이 유효하기에 크러시의 성공 가능성도 높을 것”이라며 “충주공장의 음료, 소주 하이브리드 생산까지 더해지면서 주류 부문의 유의미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등 점유율 1위 업체에서 시작된 소주, 맥주 가격 인상 행렬에 롯데칠성음료도 동참하면 수익성 개선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진출 모멘텀도 본격화…필리핀·베트남 현지 생산

내년부터 해외 진출 효과도 더해질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필리핀펩시를 통해 주력 제품의 동남아 진출을 추진할 방침이다. 필리핀펩시에서 밀키스, 처음처럼, 새로 등 자체 음료 및 소주 브랜드를 현지 생산해 유통할 계획이다.

또 지난 2020년부터 주류 사업부문에서 시작해 매년 5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효율적 비용관리(ZBB)’ 프로젝트를 필리핀펩시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미 10명 내외의 인력을 파견해 필리핀펩시의 경영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자동화 설비 도입, IT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3년 동안 필리핀펩시 비용 약 1000억원을 절감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에 해외 첫 생산 공장을 건립하기로 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발목을 잡는 국내 보다 해외시장에 집중함으로써 출혈 경쟁 없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베트남 공장은 오는 2025년 초도 물량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하이트진로가 최근 영국에서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확대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최근 3년간 하이트진로의 영국 소주 수출량은 연평균 약 73%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K푸드’ 확산과 함께 한국 주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현지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면 소주 확산은 더욱 빨라질 것이다. 소주 세계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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