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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에서 민생은 9회, 경제는 23회를 언급했다. 그간 윤 대통령이 공식석상 연설에서 ‘자유’, ‘민주주의’와 같은 다소 이념적 색채의 단어를 사용해 온 것과는 차이가 있었다.
특히 지난해 시정연설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개혁이라는 말이 이번엔 14회 등장했다. 현 정부의 핵심 과제인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함에서다. 특히 당초 참모들이 준비한 초안에는 이전 문재인 정부의 방만 재정 등 실책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본 윤 대통령이 지난 정부와 관련한 언급은 제외하라는 지시를 내리며, 연설 직전 아침까지 직접 원고 수정을 거듭했다고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세계경제의 침체에 따라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둔화되고 서민 취약계층 중심으로 민생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며 “정부는 각별한 경각심을 가지고 거시경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가운데, 경기 회복과 민생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 경제 안보 상황을 24시간 밀착 모니터링하는 한편, 상황별 조치계획을 점검하고 신속한 적기 대응 조치를 상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이라는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오려면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주고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하는 경제 사회 전반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며 “연금개혁, 노동개혁, 교육개혁을 위해 깊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계류 중인 국가재정법, 보조금관리법, 산업은행법, 우주항공청법 등 민생 경제를 활성화하는 법안에 관해서도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이후 이어진 국회 상임위원장단 오찬간담회에서도 민생과 경제를 재차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안보에 있어 대외적인 위기 상황이 많이 있고 국민들의 민생이 어렵다”면서 “우리가 초당적·거국적으로 힘을 합쳐서 국민들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미래 세대를 위해서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합쳐야 될 때”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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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에 대한 검찰 수사에 반발하며 시정연설 참석을 거부했던 민주당이 올해 시정연설엔 참석하면서 여야 협치 분위기가 조성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쯤 국회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출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의석에 있었던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미리 일어나 기다렸다가 윤 대통령과 가장 먼저 고개 숙여 악수를 나눴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두 번째로 목례와 함께 악수를 나눴다. 이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왼손은 자신의 배꼽 쪽에 받치고, 오른손으로 정중히 악수를 나누며 미소와 함께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후 퇴장할 때도 여당 뿐 아니라 야당 의원들과 일일히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특히 이 대표와 홍 원내대표와는 마지막까지 악수를 하며 하루에 2차례나 악수를 나누는 모습을 연출했다.
다만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앉은 채로 윤 대통령을 맞이하면서 냉랭한 태도를 보였다. 의석에서 먼 산만 바라보다가 윤 대통령이 먼저 악수를 청해야 그제야 자리에 일어나 악수를 나누거나, 마지못해 앉은 채로 악수를 받는 모습도 여럿 포착됐다. 이재명 대표의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윤 대통령의 접근에도 모른 체하며 본회의장 정면만 응시하면서 끝내 외면했다.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과정에서는 야당의 고성과 반발 등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앞서 여야가 본회의장과 상임위원회 회의장에서 손 팻말(피켓) 시위와 고성·야유를 하지 말자는 ‘신사협정’을 약속하면서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을 적극 환대했다.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동안 국민의힘 의석에서는 총 34번의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시정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이 맨 마지막 순서로 여당 의석 구역을 지날 때, 모든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로로 나와 줄을 서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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