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주도' 양자기술 국제표준화 작업 본격화…제주서 전문가 회의

김형욱 기자I 2023.02.13 18:10:03

8개국 전문가 30여명 13~14일 구체화 방안 논의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 주도로 출발한 국제 양자기술 표준화 작업이 본격화했다. 성사 땐 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불리는 양자기술 분야에서 한국 과학·산업계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13일 산업통상자원부 소속기관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에 따르면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양자기술 표준화평가그룹(SEG 14)은 13~14일 제주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이와 관련한 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미국, 독일, 영국, 일본, 한국 등 8개국 전문가 30여명이 양자기술 산업화 촉진을 위한 국제표준화 전략과 기술위원회 신설 추진을 논의하는 자리다.

양자기술(Quantum Technology)는 에너지 최소 단위인 양자의 물리학적 특성을 이용한 차세대 정보통신 기술이다. 이를 상용화하면 현존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가 수백년이 걸려도 풀 수 없는 문제를 몇 초 이내에 풀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IBM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글로벌 기업을 비롯한 각국 연구진이 양자 컴퓨터 개발에 나선 이유다.

한국 연구진은 2021년 10월 양자기술 동향과 활용 분야, 표준화 수요를 제시하는 IEC 백서를 발간과 2022년 2월 IEC 내 양자기술 표준화 전략을 개발하기 위한 SEG 14를 설립을 주도했다. 박성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이 같은 해 6월부터 SEG 14 의장직을 맡는 등 한국 전문가 다수가 SEG 14에 직접 참여 중이다. SEG 14는 올 8월 중 양자기술 국제표준화 로드맵을 확정하고, 10월엔 IEC 표준화관리이사회(SMB)에 양자기술 기술위원회 신설 제안서를 제출한다는 목표로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특정 전기·전자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인정받으려면 국제표준화기구인 IEC 내에서 SEG를 신설해 국제표준 전략을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기술·분과위원회 같은 상설 조직을 설립해 전략을 구체화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SEG 14 연구진은 이번 회의에서 양자컴퓨팅과 양자통신, 양자센싱, 양자소재란 4개 핵심 양자기술 분야로 나누어 어떤 세부 기술에 대한 국제표준화를 추진할 것인지 논의한다. 양자컴퓨팅 분야에선 양자컴퓨터의 정상동작과 효율성 측정 오류 완화 기술을, 양자통신 분야에선 데이터 송수신 보안 유지를 위한 양자키 기술 등을 국제표준화할 계획이다.

진종욱 국표원 원장은 “민간 전문가와 정부가 양자기술 국제표준화 시작 단계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국내 기업이 국제 양자기술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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