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 오전 10시10분경 중국 국적의 군용기 5대가 이어도 서남방에서 KADIZ로 진입하는 것을 포착하고 우리 공군 전투기가 긴급 출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중국 국적 군용기는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 내를 비행한 후 KADIZ를 경유해 오후 1시47분경 이어도 서방 KADIZ 외곽 지역에서 중국 방향으로 최종 이탈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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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 5대는 거의 동시에 KADIZ에 진입했다. 전투기 2대는 오전 11시47분께 가장 먼저 KADIZ를 빠져나갔고 폭격기와 정찰기는 각각 오후 1시21분, 1시47분께 KADIZ를 이탈했다. KADIZ에 들어왔다가 중국 쪽으로 완전히 빠져나가는 데 기종별로 1시간30분∼3시간40여분 정도 걸린 셈이다.
우리 공군은 이어도 서남방 지역에서 오전 10시 2분 경 미상항적을 최초 포착한 후 중앙방공통제소(MCRC)에서 중국군 핫라인을 통해 미상 항적이 중국 국적의 군용기임을 확인했다. 합참 관계자는 “핫라인을 통한 우리 측 연락에 중국 측은 ‘훈련 목적이다. 한국 영공은 침범하지 않겠다’고 답했다”며 “중국군의 정확한 의도는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에 대응해 우리 공군 F-15K와 F-16 등 10여대 전투기가 긴급 출격해 대응 비행을 했다. 합참 관계자는 “긴급 출격한 우리 전투기는 중국 국적 군용기의 기종을 식별한 후 KADIZ를 최종 이탈시까지 감시비행을 실시하는 등 정상적인 전술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군용기는 올해 1월에도 사전 통보없이 KADIZ에 진입한바 있다. 당시에는 H-6 전략폭격기 6대 등 군용기 12대가 이어도 인근 KADIZ를 4~5시간 가량 수차례 진입했다. 이와 관련 당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중국 전략폭격기의 KADIZ 무단 진입은 이례적이라며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반발과 무관치 않아보인다고 국회에 보고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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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2013년 12월 KADIZ를 이어도 남쪽으로 확대한 이후 중국 방공식별구역(CADIZ)과 중첩하는 구역이 생겨 예기치 않은 충돌의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이에 따라 양국은 우발적인 충돌 방지를 위해 핫라인 등 대화 채널을 가동 중이다.
원래 우리 군의 KADIZ는 미 공군이 6·25 전쟁 당시에 설정한 마라도 남방까지였다. 하지만 1969년 일본이 자국의 JADIZ를 설정하면서 이어도 주변 수역까지 이를 포함시켰다. 중국 역시 2013년 11월 이어도를 포함한 CADIZ를 일방적으로 선포하면서 우리 군도 2013년 12월 이어도 남쪽 236㎞ 상공까지 포함하는 새 KADIZ를 발표한바 있다.
한·중·일 3국은 중첩된 방공식별구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2014년 중첩구역 진입 시 비행정보 교환방법과 미식별 항공기에 대한 전술조치 절차 등에 합의했지만 중국과는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