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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우리 속담을 하나 꺼냈다. 신 총재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표현이 있다”며, 지난달 연속 인상 결정이 가래 대신 호미로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한 것이다. 뜻은 간단하다. 작은 문제일 때 손보면 호미 한 자루로 끝날 일이, 방치하면 가래질 수준의 큰 공사가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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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에는 반도체 호황이 있다. 수출 호조로 소득이 늘고 기업 이익이 가계 소비로 번지는 초기 신호가 미시 데이터에서 확인된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이 흐름이 강해지면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한 물가 상승세가 강하고 길게 이어질 수 있다. 집값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불안과 원·달러 환율 안정도 고려 대상이었다.
호미는 신 총재의 통화정책 철학을 상징하는 말이 됐다. 사후 수습보다 사전 예방을 중시하고, 통화정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관례도 깰 수 있다는 결단력 있는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한은의 정책 결정을 해당 속담에 비유해 설명하기로 한 것도 신 총재의 생각이었다.
현재로선 한은의 연속 인상이 시의적절한 판단이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8월 금통위 이후 국제유가 재상승, 2분기 총국민소득 급증, 미국 연방준비제도 등 주요국 긴축 등의 상황이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서다.
신 총재가 집무실에 굳이 호미를 둔 속내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현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는 작지 않다. ‘가래 대신 호미로 막을 수 있을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일종의 경계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비단 통화정책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 경제는 초양극화를 완화하고 반도체 훈풍 이후를 대비해야 하는 중요한 지점에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