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3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현장중심 기업투자·혁신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경제단체와 업종별 단체, 주요 기업, 지방정부 등에서 제기된 투자 애로 가운데 실제 투자 수요가 확인된 사업을 중심으로 규제와 인허가 절차를 개선하는 내용이다.
|
정부가 이번 대책에 담은 ‘현장대기 프로젝트’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식품 분야 등 총 5개다. 공장 증설 과정의 반복적인 건축허가부터 산업단지 입주업종 제한, 부지 용도 규제, 세 부담까지 실제 투자 과정에서 기업들이 제기한 걸림돌을 사업별로 해소한다.
가장 규모가 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선 공장 증설 때마다 반복해야 했던 건축허가 절차를 손본다. 현행 건축법은 ‘1대지 1허가’ 원칙에 따라 공장을 짓는 도중 새로운 건축물을 증설하려면 기존 건축허가를 변경하도록 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은 건설 과정에서도 추가 증설이 빈번한데, 기존 변경허가가 끝나기 전 또 다른 증설 수요가 생기면 진행 중인 증설 공사를 멈추고 허가를 다시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일정 면적 이상 산업단지에선 증설 건축물을 기존 건축허가와 분리해 별도 신규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올해 하반기 건축법 개정을 추진한다. 추가 증설 때마다 기존 허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부담을 덜어 2조 5000억원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조기에 이행할 수 있도록 한다.
반도체 실증시설 ‘트리니티 팹’ 운영법인의 세 부담도 덜어준다. 트리니티 팹은 국비와 반도체 기업 등의 출연을 바탕으로 2025년부터 2031년까지 약 8000억원을 투입해 구축하는 12인치 웨이퍼 기반 실증시설이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양산 타당성 실증과 성능 검증 등을 지원한다.
현재 운영법인은 현행 상속·증여세법상 공익법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기업 등으로부터 출연받은 재산이나 이익에 증여세를 부담해왔다. 정부는 일정 요건을 갖춘 테스트베드 운영 비영리법인에 대해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증여세를 비과세하기로 했다.
이차전지 분야에선 구미·포항 국가산업단지의 입주 규제를 푼다.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을 회수하는 리사이클링 사업은 이차전지 공급망과 밀접하지만 그동안 폐기물 관련 업종으로 분류돼 두 국가산단에 입주할 수 없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산단계획 등을 개정해 관련 업종의 입주를 허용하고 약 1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뒷받침한다.
충북 오창과학산단에선 약 5300억원 규모의 바이오 제조시설 증설을 위해 기존 공장과 맞닿은 청주시 소유 녹지를 산업용지로 변경한다. 전북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에선 분양률이 22.2%에 그친 음료제조업 부지를 식음료제조업도 사용할 수 있도록 바꿔 35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촉진한다.
반도체 가스검사 7일→3일 단축…협동로봇 규제도 손질
정부는 개별 프로젝트와 함께 첨단산업 전반의 규제도 손본다. 반도체 공장의 도시가스 시설 안전검사 기간을 7일에서 3일로 줄이고, 안전장치와 시공능력을 갖춘 경우 내압·기밀시험 등 일부 항목은 자체 시험성적서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한다. 반도체 팹에서 설비 증설 때마다 검사 승인을 기다리느라 가동이 늦어지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협동로봇과 이동형 로봇의 현장 활용을 위한 안전기준도 구체화한다. 현행 규정은 로봇 주변에 원칙적으로 높이 1.8m 이상의 울타리를 설치하도록 하면서 안전기준을 충족할 경우 예외를 인정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KS·ISO 안전기준 적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산업용 로봇의 정의도 이동형·협동로봇을 포괄하도록 정비한다.
첨단산업 특성에 맞춰 건축 규제도 손질한다.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바이오·로봇·방산 등 6개 첨단전략산업엔 화재·피난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안전성을 검증한 뒤 보다 유연한 설계를 허용하는 ‘성능기반설계’를 도입한다. 상주인력이 적은 AI데이터센터는 주차장·승강기·미술품 설치기준을 산정할 때 전산실 면적 등을 제외해 부담을 낮춘다.
산업단지 입주 규제도 완화한다. 신산업이나 RE100 기업 유치가 필요한 경우 입주업종 제한을 받지 않는 구역을 산업용지의 최대 50%까지 확대한다. 기존 산단의 업종 변경을 쉽게 하기 위해 업종특례지구 지정에 필요한 토지소유자 동의 요건도 3분의 2에서 과반수로 낮춘다.
정책적 중요도가 높은 국가산단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도시혁신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해 용도·밀도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한다. 함정 유지·보수·운영(MRO)과 조선수리업·해상풍력 등 대규모 부지가 필요한 신규 투자 수요를 반영해 비수도권 기회발전특구의 지역별 지정 면적 상한도 확대한다.
정부는 이번 방안을 1차 대책으로 하고 초혁신경제 선도프로젝트와 녹색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2차 기업투자 지원대책을 3분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주환욱 재정경제부 정책조정관은 “이번 대책에 포함된 과제들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도록 지속 관리하는 한편, 초혁신경제 선도프로젝트, 녹색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2차 대책도 조속히 마련해 기업 혁신과 투자를 적극 뒷받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년 ‘흉물' 골프장에 1000가구…서울 유일 신규택지 가보니 [르포]](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1400042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