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LG엔솔, 작년 영업익 73%↓…"올 1Q 저점 후 회복 기대"(종합)

김소연 기자I 2025.01.24 15:47:34

사면초가 K배터리…캐즘 여파에 4분기 영업손실 기록
美 전기차 구매 보조금폐지 가능성…AMPC 변동 없을듯
선제적 현지화 전략 세운 LG엔솔 "배터리 미래 변화없어"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지난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직격탄을 맞은 K배터리가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전기차 판매 부진에 더해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정책 변화까지 사실상 예고돼 있어, 배터리 산업은 당분간 고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내년부터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올해 생산시설 투자는 3조원 줄이고, 기존 공장과 유휴 라인을 활용한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 4분기 영업손실 기록…美 보조금 받아도 적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754억원으로 전년보다 73.4% 감소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25조61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1% 감소했다. 순이익은 3386억원으로 79.3% 줄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조4512억원, 영업손실은 22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9.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사진=LG에너지솔루션)
4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Tax Credit) 금액은 3773억원이다. IRA 세액공제를 제외한 4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6028억원이다.

회사는 잠재력 높은 북미 전기차 수요에 대응했으나, 유럽 시장 역성장에 따른 판매 감소와 메탈값 내림세 지속으로 인한 판가 하락 여파로 매출이 감소했다. 가동률 저하 및 신규 공장 초기 양산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저하됐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지난해 미국 GM JV 2기, 인도네시아 현대차 JV, 캐나다 스텔란티스 JV 등이 셀 및 모듈 생산을 성공적으로 시작했다”며 “전기차 사업에서 파우치형 리튬인산철(LFP) 셀투팩(CTP), 고전압 미드니켈, 원통형 46시리즈 신규 제품의 대규모 공급계약은 물론 에너지정장장치(ESS)사업에서도 북미 전력망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창 에너지플랜트 46시리즈 양산 라인 구축 및 건식전극 파일럿 라인 준비, 고품질 IRA 적격 광물 확보 등 제품 및 원가 경쟁력도 강화했다”고 부연했다.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실적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측했다. OEM의 신규 전기차 출시계획, 올해 하반기 스텔란 JV와 혼다 JV 등 북미 신규 거점 가동 개시 등이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또 에너지 안보 및 관세 대응으로 ESS 현지화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선제적인 미국 현지화 전략이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회사 측은 판단했다.

◇ 올해 생산시설 투자 3조원 줄여…북미 LFP 생산 올 상반기로

LG에너지솔루션은 생산능력(CAPA) 확대를 보수적 예측에 기반해 조절하기로 했다. 또 생산시설 투자(Capex)도 필수 투자 외에는 집행 시기를 이연시켜 재무 건전성을 높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생산시설 투자는 전년도 대비 3조원 줄일 것”이라며 “증설 중인 건물들이 어느 정도 완성되고 있고 설비 원가 경쟁력 확보, 유휴라인 극대화 등 통해 내년부터 생산시설 투자는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지난해와 유사한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검토 중”이라며 “북미 JV 법인의 경우 정책자금 지원은행을 통한 저리의 장기 차입금 조달 예정”이라고 했다.

기존 공장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유럽 공장의 운휴 라인은 리튬인산철(LFP) 및 고전압 미드니켈 같은 신규 조성 제품 양산에 활용하고, 중국 공장도 원통형 등 표준화 제품의 신규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프리미엄 하이니켈부터 고전압 미드니켈 및 LFP 등 중저가 제품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ESS 사업에서도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북미 CAPA 운영 계획에는 다소 변동이 있다. 우선 ESS 애리조나 신규 증설 대신 기존 사이트에서 유휴 생산능력을 우선 활용하기로 했다. 전력망을 중심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ESS 북미 현지 수요에 대응하고자 LFP 현지 생산은 당초 2026년 계획에서 2025년 상반기로 앞당기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 트럼프 2기에도…“배터리 미래 변함 없어”

트럼프 2기 역시 변수다. 이창실 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밝힌 행정명령 구상이나 정책 방향성을 살펴보면, 미국 관세 정책 변화가 단기적으로는 전동화 속도를 늦추겠지만 배터리 사업의 미래 방향성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IRA 정책 전기차 구매 보조금(30D)의 폐지 또는 축소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며 “다만 직접적인 생산과 고용에 영향 미치는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45X는 변동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관세에 대해서도 보편관세보다는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봤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업체는 IRA 45X 조항에 따라 미국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셀에 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 모듈(팩)에 kWh당 1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고 있다.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매할때는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