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우일연 작가의 ‘주인 노예 남편 아내’(Master Slave Husband Wife)를 ‘올해의 책 10선’으로 선정하며 내놓은 평가다. 이뿐 아니다. 월간지 스미스소니언 매거진은 ‘2023년 최고의 역사책 10권’에,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2023년 꼭 읽어야 할 책 100권’으로 우일연 작가의 ‘노예 주인 남편 아내’를 꼽았다.
지난해 미국 전역을 강타한 ‘주인 노예 남편 아내’을 쓴 우일연 작가가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지난 6일 미국 최대 권위를 자랑하는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한국계 우일연 작가를 전기(Biography) 부문 공동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하면서다.
◇올해 주제는 ‘남북 전쟁 속 개인의 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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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퓰리처상을 관통한 주제는 남북 전쟁(Civil war) 시대 속 개인의 분투다. 우일연 작가의 ‘주인 부인 노예 남편’을 비롯해 소설 부문 수상작인 ‘나이트 워치’, 역사 부문 수상작인 ‘정직한 삶의 권리 없음’ 등은 공통적으로 남북 전쟁 전후 시기 개인의 분투를 집중 조명했다. 오늘날 미국 사회가 정치, 경제, 사회 등에서 갈라진 양상을 보이면서 남북 전쟁 시기 개인들이 겪은 분투가 재평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 작가의 ‘주인 노예 남편 아내’는 논픽션(상상으로 꾸민 이야기가 아닌 사실에 근거하여 쓴 작품)이다. 1848년 노예제도가 있었던 미국 남부 조지아주(州)에서 농장주와 노예로 변장해 북부로 탈출을 감행한 노예 크래프트 부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책에서는 미국 남북 전쟁 전, 남부와 북부의 삶을 현실적으로 담고 있다. 인간·정체성·자유·도전 그리고 희생에 대한 깊은 고찰을 담았다는 평가다.
지난 2020년 역사부문에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W. 칼렙 맥다니엘은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우일연 작가가 선택한 엘렌의 이야기는 책 한 권 분량으로 다룰 가치가 충분히 있다”며 “노예제 폐지론자인 웬델 필립스는 크래프트 부부의 탈출 직후 ‘미래의 역사가와 시인들은 이 이야기를 미국 역사상 가장 스릴 넘치는 이야기 중 하나로 꼽을 것이다. 또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이 영웅과 여주인공을 존경하며 읽게 될 것이다’고 예측한 바 있다. 그의 예측은 맞았고, 우일연 작가의 이번 책으로 엘렌에 대한 더 많은 찬사를 불러일으킬 것이다”고 극찬했다.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모두 알려주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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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작가는 지난해 5월 미국 공영방송 PBS를 통해 이 책을 쓴 계기를 밝혔다. 우 작가는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역사 왜곡 문제가 매우 심각했고, 특히 노예제도의 끔찍함을 축소하려는 움직임까지 있었다”며 “미국 역사에 대해 우리 아이들이 미화된 이야기가 아닌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모두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 작가는 “지난 수년 동안 이 이야기를 작업하면서 주인공인 크래프트 부부가 내리는 선택에 많은 영감을 받았다”며 “물론 그들 스스로 자유를 추구하는 것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었지만 그들이 계속해서 도전하는 방식은 저에게도 많은 귀감이 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우 작가는 “크래프트 부부의 이야기는 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러브스토리 중 하나”라면서 “이 책에는 그들의 사랑 이야기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의 사랑 등 다른 많은 종류의 사랑이 녹아 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우일연 작가는 부모가 미국으로 이민을 온 한국계 미국인이다. 예일대 졸업 후 컬럼비아 대학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2010년에 받았다. 그의 부모는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한국관을 설계한 우규성 씨와 1961년 카네기홀에서 연주한 파이니스트 김정자 씨다.
한편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이날 미 연방대법관의 도덕성 문제를 파헤친 미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퍼블리카의 조슈아 캐플런 등 기자 5명을 공공보도 부문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프로퍼블리카는 지난해 클래런스 토머스 연방대법관이 출장 및 여행 때 억만장자로부터 공짜로 자가용 비행기를 제공받은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