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받고 출동 경찰관 1명·마트손님 9명 숨져
용의자 현행범 체포…경찰, 범행동기 파악 중
1999년 컬럼바인·2012년 '조커 모방' 참사
| 10명의 사망자를 낸 콜로라도주 총격사건이 벌어진 킹 수퍼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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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 콜로라도주 슈퍼마켓 체인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경찰관 1명을 포함해 10명이 사망했다. 지난 16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한국계 4명을 포함해 8명이 숨진 지 일주일만이다. 용의자는 부상을 입고 현행범 체포됐으며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희생자 신원과 ‘증오범죄’ 여부를 포함한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22일(현지시간)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오후 2시30분쯤 콜로라도 볼더 지역의 ‘킹 수퍼스’ 식료품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총기를 든 괴한은 내부에 있던 손님과 직원들을 향해 총알 수십 발을 쐈다.
총격으로 마트에 있던 손님 등 9명이 사망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한 경찰관 에릭 탈리(51)도 숨졌다. 경찰은 나머지 사망자 9명의 신원을 확인해 유족에게 통보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 콜로라도 식료품점 총기 난사사건 용의자 (사진=폭스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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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사고 현장을 담은 영상에는 상의를 입지 않은 백인 남성이 수갑을 찬 채 끌려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에 의해 구급차에 실려 갈 때 다리에 피를 흘리며 절뚝거리는 모습이었다. 다만 경찰은 이 남성이 용의자인지는 확인해 주지 않았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한 총이 AR-15 소총으로 보인다고 CNN이 전했다.
식료품점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현지 주민들은 사건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아들과 함께 장을 보러 나왔다는 새라 문섀도(42)는 “계산대에 있었는데 총성이 울리기 시작했다”며 “4번째 총소리가 났을 때 아들에게 도망가자고 했다. 그 때 우리 쪽으로 총소리가 두 번 들렸다”고 말했다.
라이언 보로우스키는 CNN에 “매장에서 쇼핑을 할 때 첫 번째 총성을 들었고 세 번째 총소리가 났을 때에는 모두가 달려가고 있었다”며 “이곳이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인 줄 알았는데, 과자와 탄산음료를 사러 나왔다가 죽을 뻔했다. 이제 안전한 곳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 사건을 보고받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에 이같이 알리며 “계속 진행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도 트위터에 “슬픔과 비통의 시간에 콜로라도 주민에게 기도를 보낸다”고 적었다.
| 2012년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상영 중인 영화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추모하기 위해 배트맨 셔츠를 입은 시민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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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이 일어난 콜로라도주에선 대규모 총격 사건이 두 번이나 발생한 적이 있다.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참사 중 하나로 꼽히는 199년 컬럼바인 고교 총격 사건도 콜로라도주 리들턴에서 발생했다. 이 학교 학생 두 명이 교정에서 총탄 900여발을 무차별 난사해 13명이 사망했다. 지난 2012년 7월에도 콜로라도주 오로라시에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상영하던 상영관에서 조커를 모방한 20대 백인 남성이 최루탄과 연막탄으로 추정되는 깡통을 던진 뒤 총기를 난사해 12명이 사망하고 58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