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세단+SUV 절묘한 교집합..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성공 예감

남현수 기자I 2019.03.19 15:49:24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첫 눈에 대박 예감이다.

세단과 SUV의 장점을 찾아 절묘한 교집합으로 만들어 냈다. 가격대도 럭셔리 수입차 치고는 합리적이라 할 수 있는 5000만원대다.

볼보를 언급하기 위해선 볼보의 탄생 배경을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스웨덴은 지리적으로 혹독한 겨울이 있는 국가다. 또한 국토 대부분이 숲과 호수로 이뤄졌다. 이런 이유로 볼보는 실용적이고 다양한 지형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DNA를 만들어왔다. 디자인뿐 아니라 설계와 안전에 대한 생각에 이런 DNA가 그대로 묻어 난다. 볼보 전체 모델 가운데서도 크로스컨트리는 이런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모델이다. 실용적인 웨건형 스타일에 SUV의 험로주파 능력까지 더한 '크로스오버'라서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볼보 V60 크로스컨트리. 시승은 충북 제천에 위치한 리솜포레스트를 출발해 원주를 경유해 돌아오는 약 140km 구간이다. 와인딩과 고속도로, 국도 등 다양한 도로 환경을 경험할 수 있었다.

전면부는 볼보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토르의 망치를 형상화한 LED DRL과 아이언 마크가 세련된 인상을 준다. 이전 세대 대비 150mm 늘어난 전장(4785mm)과 100mm 늘어난 휠베이스(2875mm) 덕에 차량은 더욱 낮고 길어 보인다. 마치 우아하게 먹이감을 노리는 야수의 모습이다. 보닛에서부터 시작해 리어 램프까지 뻗어나간 캐릭터 라인은 차량 전체에 날렵함을 더한다. 리어 램프 디자인도 볼보 SUV 라인업인 XC60과 동일하게 구성했다. 웨건형 스타일에 익숙하지 않은 국내 소비자들도 거부감없이 받아 들일 수 있는 요소다. 프로(PRO) 사양에 적용된 19인치 휠은 세련됨을 더하는 것뿐만 아니라 편평비(235/45R)가 높아 주행 성능도 높인다.

실내는 볼보의 여타 차량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 콘셉트가 그대로 적용돼 익숙하다. 탑승객을 편안하게 감싸는 시트와 부드러운 가죽, 그리고 천연 나무를 가공해 만든 우드 트림은 볼보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감성을 자아낸다. 또 장거리 주행을 위해 1열 시트에는 마사지 기능이 적용됐다. 고급형 PRO 트림에서만 만날 수 있다. 마사지의 강도는 세지 않지만 장거리 주행에서 몸을 풀어주는 역할은 제대로다. 센터페시아에 위차한 세로형 9인치 디스플레이는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실내를 구성하는 다양한 편의 장비 중 단연 백미는 오디오다. PRO트림에만 적용된 바워스&윌킨스 오디오는 총 19개의 스피커로 구성돼 탑승객의 귀를 즐겁게 한다. 또한 국내 소비자들의 워너비 옵션 중 하나인 1열 열선과 통풍 시트 그리고 열선 스티어링 휠(PRO 트림 전용) 역시 만족도가 높은 사양이다.

2열의 구성 요소 또한 큰 부족함을 느끼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꽤나 넉넉한 무릎 공간과 헤드룸을 갖춘 것은 물론 2열을 위한 에어벤트가 B필러와 센터 콘솔 쪽에 마련됐다. 물론 2열 승객을 위한 열선 시트도 마련했다. 크로스컨트리 모델은 넉넉한 트렁크 공간이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다. 기본 529L의 공간에서 2열시트를 폴딩하면 최대 1441L까지 확장된다. 손에 짐을 들고도 트렁크 밑에 발을 넣고 흔들면 열리는 핸즈프리 테일게이트도 적용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V60 크로스컨트리에는 2.0L 가솔린 터보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최고출력 254마력, 최대토크 35.7kg.m을 발휘하는 파워트레인은 정지상태에서 6.8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끌어 올린다. 이후에도 지치는 기색없이 고속 영역까지 뻥 뚫어준다. 출력에서 부족함은 전혀 느낄 수 없다. 하체 세팅은 유유자적한 드라이빙을 추구하는 볼보답게 부드럽다. 코너링 역시 부드럽게 타 준다. 볼보의 차량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핸들링 감각이다. 전 모델에 기본 적용된 AWD는 웬만한 임도는 무리없이 주행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최저 지상고가 210mm로 세단보다 높아 노면에 긁히지 않고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부드러움과 스포티한 주행성능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을 이뤄냈다. 다만 노면의 느낌을 완벽히 걸러내지는 못한다. 승차감에 예민한 승객이라면 살짝 멀미가 날 수 있을 듯 하다.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은 출력은 좋지만 역시나 연비는 그저 그렇다. 역대 볼보의 가솔린 터보 엔진은 연비가 발목을 잡았다. 공인 복합 연비는 10.1km/L로 평범하다. 시내 중심으로 운전한다면 9km/L를 뽑아내기 어렵겠다. 살짝만 엑셀을 밟아도 '욱욱' 하면서 힘을 쏟아내는 터보 엔진이라 더 그렇다.

안전 사양은 볼보가 자랑하는 인텔리세이프 시스템이 눈길을 끈다. 긴급제동시스템이 포함된 시티 세이프티와 충돌회피 시스템, 도로 이탈 완화 기능,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기능, 조향 지원 적용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등이 전 모델에 기본으로 탑재된다. 이뿐만 아니라 반자율주행인 파일럿 어시스트가 적용됐다. 시속 15km/h 이상에서 작동하는 파일럿 어시스트는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일정한 속도를 달리는 것은 물론 차선 한 가운데를 유지하며 달린다. 이 외에도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과 액티브 하이빔 컨트롤도 달려 있어 안전운전에 도움을 준다.

볼보의 크로스컨트리 모델의 개발 배경은 스웨덴의 긴 휴가 기간과 청정하게 발달한 자연환경과 연관이 깊다. 스웨덴은 1년간 법정 휴가가 5주로 꽤 긴 편이다. 스웨덴 국민들이 긴 휴가 기간을 활용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대부분 사람들은 집이나 별장을 수리하거나 산과 호수로 떠난다. 크로스컨트리가 SUV의 험로 주파능력과 왜건의 적재공간을 갖춘 모델로 탄생 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현재 선진국 사람들은 통계적으로 평균적으로 1년에 일주일 정도를 차에서 보낸다고 한다. 볼보는 2025년까지 볼보 차량을 타는 모든 고객이 매년 일주일 간의 여유 시간을 선사하겠다는 콘셉트를 신차 개발에 반영한다. 차량을 운전하는 시간을 여가 시간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V60 크로스컨트리의 올해 판매목표는 1000대. 이미 사전계약으로 올해 물량이 전부 소진됐다. 만약이 차를 사려면 서둘러 구매를 결정해야 할 정도다. 볼보의 크로스컨트리는 세단과 SUV 사이에서 적절한 교집합을 이뤄냈다. SUV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지만 세단만의 유려한 라인과 편안함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 V60 크로스컨트리는 최적의 대안이다.

한 줄 평

장점 : 스타일리쉬한 디자인과 실용적인 구성, 편안한 시트

단점 : 저속에서 노면을 타는 서스펜션, 멀미를 유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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