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美성조기 걸고 트럼프 코드 맞췄더니…매출 14% 뛴 이 기업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방성훈 기자I 2026.08.31 15:56:52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스테이크앤셰이크, 애국주의·MAHA 전면 수용
감자튀김은 보건장관 발맞춰 소기름으로
1년새 매출 14% 껑충…케네디·머스크 칭찬 일색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중서부의 오래된 햄버거 체인 ‘스테이크앤셰이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애국주의와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HA·Make America Healthy Again) 운동을 전면에 내걸고 반등에 성공했다. 매장에는 스쿨버스 두 대를 덮을 만한 성조기가 걸렸고, 결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밀어주는 비트코인으로도 받는다.

미국 일리노이주 에번스턴의 스테이크앤셰이크 매장. (사진=AFP)
미국 일리노이주 에번스턴의 스테이크앤셰이크 매장. (사진=AFP)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테이크앤셰이크의 모기업 비글라리홀딩스는 지난 6월 30일 마감한 분기의 스테이크앤셰이크 동일 매장 매출이 1년 전보다 14% 늘었다고 공시했다. 매장 위치정보 분석업체 플레이서에이아이 집계로는 올해 상반기 400여개 매장의 평균 방문객이 한 곳당 5.8% 늘어 2024년의 감소세를 뒤집었다.

가장 많이 바뀐 것은 재료다. 감자튀김은 식물성 기름 대신 우지(소기름)로 튀긴다. 병에 든 코카콜라는 액상과당이 아닌 사탕수수 설탕으로 단맛을 냈고, 햄버거 패티에 쓰는 소고기는 목초를 먹여 키운 소에서 나온다. 씨앗기름이 섞인 혼합 버터도 위스콘신산 A등급 버터로 바꿨다. 트럼프 정책에 맞춘 메뉴라는 점을 앞세운 애국 마케팅이다.

특히 식물성 기름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장관이 비만과 염증의 원인으로 지목해온 품목이다. 케네디 장관은 스테이크앤셰이크의 대대적인 변화를 반겼고 일론 머스크도 온라인에서 칭찬을 내놨다. 이에 스테이크앤셰이크는 테슬라를 몰고 온 손님의 감자튀김을 금색 상자에 담아 큰 사이즈로 무료로 바꿔주며 화답했다.

개편을 이끈 인물은 행동주의 투자자이자 보수 성향 인사인 사르다르 비글라리 회장이다. 그는 잡지 맥심과 보험사, 석유회사도 소유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트럼프 행정부 보건복지부 출신 마이클 보에스를 영입해 ‘최고 MAHA 책임자’라는 직함을 맡겼다. MAHA는 케네디 장관이 주도하는 캠페인이다.

보에스는 “이 정치 운동이 난데없이 생겨난 게 아니지 않느냐”며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를 찾는 사람들에게 응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패트리엇 셰이크’를 팔았고, 지방 조례가 허용하는 최대 크기의 성조기를 매장마다 내걸었다.

영양 전문가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앨리슨 스타이버 미국영양·식이요법학회 최고임팩트책임자는 대두유 대신 우지로 튀기는 것을 두고 “어떻게 튀기든 감자튀김은 여전히 튀긴 음식”이라고 지적했다.

회사도 건강에 좋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보에스는 “우리는 손님들에게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할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지명도를 높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품질에 투자하면서 식재료 비용이 올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익은 2024년보다 나아졌지만 2023년 수준은 회복하지 못했다. 문을 닫는 매장도 계속 나온다. 보에스는 품질 개선분을 반영해 결국 가격을 소폭 올렸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부담이 더 크다. 시카고 남동쪽 셰러빌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 키스 미첼(36)은 튀김기의 우지를 매주 갈아야 한다고 했다. 식물성 기름을 쓸 때는 10~14일에 한 번이면 됐다. 목초 사육 소고기도 비싸다. 그는 올해 가격을 올려 비용 일부를 메웠다. 정작 비트코인 결제는 많지 않았다. 테슬라 혜택을 받으러 매주 오는 손님이 한 명 있을 뿐이다.

스테이크앤셰이크는 1930년대 거스 벨트가 일리노이주 노멀에서 시작했다. 주유소에 딸린 식당을 사들였는데 마을이 금주를 결정하면서 치킨과 맥주 대신 버거와 셰이크를 팔았다. 중서부 전역으로 퍼졌지만 2000년대 들어 주인이 여러 번 바뀌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흔들렸고, 2007년 비글라리 회장이 지분을 사들여 비상장사로 전환했다.

그래도 내리막은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믹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약 200개 매장이 문을 닫았고 매출은 3분의 1 줄어 7억6000만달러(약 1조 496억원)에 그쳤다.

보에스는 이른바 ‘MAHA 맘’들이 매출을 밀어올리고 있으며 이런 흐름이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씨앗기름을 쓰지 않은 햄버거 빵을 다음 목표로 삼고 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