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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커피 원두 중 하나인 로부스타는 올해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로부스타는 맛이 씁쓸하고 투박해 주로 저가의 인스턴트·커피에 쓰인다. 베트남이 세계 최대 생산지며,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도 재배한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에서 국제 로부스타 가격은 19일 기준 전일 대비 0.33% 상승한 톤(t)당 3354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4일 연속 상승한 가격이다. 앞서 로부스타는 지난 1월 17일 톤당 3443달러로 FIS 집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 뒤로 안정을 되찾는 듯 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고급품종으로 평가받는 아라비카의 경우 레스토랑 등에서 주로 쓰는데, 뉴욕상업거래소(NYBOT)에서 아라비카는 19일 기준 파운드(lb)당 183.05달러로 전일대비 0.72% 상승했다.
원두 가격 상승 이유는 원두 재배지에서 계절과 맞지 않는 날씨로 ‘흉작’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한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고온과 가뭄 등 계절에 맞지 않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콜롬비아는 엘리뇨의 영향으로 주요 산지인 안티오키아(Antioquia)와 우일라(Huila)지역이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이에 커피를 생산하던 농가들이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천연고무, 두리안 등 다른 작물로 전환하고 있다. 다카노 마사노부 이시미쓰 쇼의 커피 및 음료 사업부 부총책임자는 “실제 제품이 부족한 농가가 수출 회사와의 계약을 이행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커피 소비는 부쩍 늘었다. 특히 아시아권의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브라질 커피수출협회(CECAFE)에 따르면 1∼2월 브라질의 중국 커피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배 증가했다. 이는 미국(37% 증가)과 일본(87% 증가)을 앞지른 수치다. 또 영국의 리서치 회사인 월드 커피 포털(World Coffee Portal)에 따르면 12월 23일 기준, 중국의 커피 체인 수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규모가 됐다. 중국에서 시작된 커피 체인점도 전 세계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타이스케 호리에 마루베니의 음료 성분 1 사업부 총괄 책임자를 통해 “아시아 각국에서는 부유층 등 명품의 측면이 컸지만, 인구 증가와 경제 발전에 따라 중산층이 확대돼 일상적으로 즐기는 사람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같은 커피원두 가격 상승이 커피 전문점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일본에서 인스턴트 커피를 제조하는 아지노모토 AGF는 커피 원두 가격 급등으로 인해 내달부터 일부 인스턴트 커피 제품의 가격을 최대 25%로 인상키로 했다. 마루베니 책임자는 “일부 소매업체는 아라비카를 로부스타로 대체해 치솟는 소매 가격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수요 증가는 로부스타 품종의 추가 부족으로 이어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